국립생태원, 전남 무인도서 어미새 발견 두 달간 추적 관찰

뿔제비갈매기 부모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세계 단 3곳에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환경부(장관 윤성규)와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국문명 가칭)’의 어미새 5마리가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체 번식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뿔제비갈매기는 국내 첫 발견된 종으로 현재까지 국문 명칭이 없고 멸종위기 야생동물 등 법적 관리대상종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가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급종으로 분류된다.

종 생태에 관한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한 새인 만큼 1930년대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 채집된 소수의 표본을 근거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제한적인 정보만이 있다.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었다가 2000년에 중국 푸젠성의 마츠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이후 뿔제비갈매기는 중국 지장성의 지안섬, 우즈산섬, 푸젠성의 마츠섬 등 단 3곳에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국내 번식 확인에 따라 우리나라가 뿔제비갈매기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립생태원은 환경부 위탁을 받아 수행중인 2016년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과정에서 올해 4월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발견했다.  

생태원은 문화재청, 국립생물자원관 등 관련기관에 요청해 다른 조사자와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두 달에 걸쳐 번식과정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그간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를 확인했으며 그 중 두 쌍이 산란하는 것을 포착했다.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한 쌍만 번식에 성공, 어린새 1마리를 키운 후 함께 번식지를 벗어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로 확인된 무인도를 특정도서로 지정해 번식지를 보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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