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영화인, NEW, 위너브러더스 코리아

 


아침 출근길이 한산해지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다. 사정이 생겨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여름밤의 무더위와 눅눅함을 영화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 이번 주말 부모님, 부부, 연인과 함께할 영화관에는 여름휴가만큼이나 선선한 감동과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제작 호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부모님과 함께 볼 만한 영화다. ‘덕혜옹주’는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으로 끌려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그렸다.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고종황제)를 잃은 덕혜옹주, 일제는 그녀가 만 13세가 되자마자 강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한다. 이후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의 앞에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장한(박해일)이 나타나면서 영친왕 일가와 덕혜옹주는 망명 계획을 세운다. 

‘덕혜옹주’는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했지만 소설보다 다큐멘터리나 역사적 사실 등에 착안해 최대한 덕혜옹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려고 했다. 그래서 억지 신파가 없다. 특히 박해일과 손예진의 로맨스는 흔한 키스신 한 번 없지만 관객은 두 사람의 절박한 포옹 한 번으로도 충분히 풍전등화의 역사를 살아가는 젊은 연인들의 복잡한 마음을 더욱 애틋한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시대극인데다 잔잔한 감동에 비해 깊은 울림이 있어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가를 찾기에 추천할 만한 영화다.

부부, 연인끼리 이번 주말 극장가를 찾을 계획이라면 천만 관객 달성을 앞둔 ‘부산행’을 보는 것도 좋겠다.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 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한국에서 만든 좀비물이라는 신선함에 ‘부산행’을 선택했다가 스포일러에 당해 결말을 미리 알았다면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인간의 심리묘사를 중심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영화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극한 상황의 폐쇄된 열차에서 다수의 광기가 드러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시원 씁쓸한 스토리지만 나름의 감동도 있어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있는 안주가 되어줄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또 화려한 액션으로 무더위를 날려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배급 위너브러더스코리아)는 친구와 함께 팝콘을 나눠 먹으면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른바 ‘자살특공대’를 의미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특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 악당들로 조직된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각기 다른 개성의 슈퍼 악당들은 일탈 방지를 위해 목에 나노 폭탄을 심은 채 임무를 수행한다. 

관전 포인트는 시원시원한 음악이다. 음악 연출을 담당한 스티븐 프라이스 감독은 최신 음악뿐만 아니라 추억의 명곡을 적절히 가미해 악당들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또 제작사인 DC 코믹스가 1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하며 재촬영까지 나선만큼 액션은 박진감이 넘친다. 다만 주인공이 9명의 악당으로 구성돼 어수선한 감이 있고,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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