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26.9% 줄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

올해 3월 경남 거제도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민관군 합동 해적진압 훈련에 파견된 '왕건함'.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으로 우리나라 서해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해적 공격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어난 해적 공격 건수는 9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4건)보다 26.9% 감소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선박이 납치된 경우도 5건으로 2012년 29건에 비해 80% 이상 줄었다. 선박 피랍 건수는 2013년 7건, 2014년 10건, 지난해 13건으로 계속 10건 안팎을 기록하다가 올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나이지리아(24건), 인도네시아(24건), 말레이시아(4건), 필리핀(3건) 등 서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전 세계 해적공격의 87%가 발생해 선박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상반기 해적 공격은 31건으로 전년(21건)보다 47.6%가 증가했다.

나이지리아 기니만 해역은 석방금을 노린 선원납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남아에서는 해적 공격이 지난해 107건에서 올해 54건으로 49.5% 줄었다. 해수부는 말라카해협 주변국들의 순찰활동이 강화돼 해적 공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해적 공격이 한 차례도 없었던 소말리아는 올들어 2건이 발생했다. 소말리아는 지난해 연합해군, 민간 무장요원이 감시 활동을 벌였다. 해역 전문가들은 소말리아 해적이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해적 공격 감소 추세와는 정 반대로 우리나라 해양에 침입해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의 행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선원들은 우리나라 해양 자원을 약탈하다 들키면 손도끼, 쇠파이프, 해머 등의 흉기로 위협하며 심지어 화염병까지 던지며 어민과 해경의 목숨을 위협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300척에서 많게는 800척까지 몰려와 꽃게와 치어, 조개까지 싹쓸이해간다.

봄철 100만kg에 이르던 꽃게 어획량이 올해 15만kg까지 줄어 사상 최대의 피해를 낸 것도 중국 불법 조업 때문이다.

고기잡이를 포기하거나 파산에 이른 어민들이 속속 나오고 지난 6월에는 어민들이 직접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예산과 대책은 빠르게 늘어나는 중국 불법 어선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연평해역만 해도 고속단정 1척을 탑재한 중형함정 1척과 고속단정 1척, 특공대 방탄보트 1척으로 드넓은 해역을 관할한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어선의 저인망식 어로작업에 치명타를 주는 인공어초 110기를 서해 5도서 해역에 설치할 계획이지만 현재 18기만 설치된 실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중국 불법 어선들은 어민이 아니라 '해적'"이라며 "예산 배정을 서둘러 함정의 대폭적인 증파 등 중국 어선의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 우리 어민의 생활터전인 섬과 바다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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