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드라마 중 한 장면(좌), 유튜브 캡쳐(우)

 

지난해 방영된 한 케이블 드라마(송곳)에선 유통업계 노조와 사측간의 대결구조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드라마 속 노조탄압의 모습은 사실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며,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마트의 경우, 2013년 노조탄압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까지 한 바 있지만 최근 또다시 노조에 대한 탄압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이마트 노조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남 순천점과 부산 트레이더스 서면점에서 노조를 탈퇴한 일부 조합원들이 모두 동일한 내용의 탈퇴서와 문자를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점포에서 노조 지부가 설립 된지 석 달 만에 2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이 보내온 탈퇴서와 문자에는 ‘이마트 노동조합 탈퇴를 신청합니다. 본인에게 더 이상 권유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문구가 동일하게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울 이마트 왕십리점의 경우, 파트장이 노조원에게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이후 탈퇴문자와 노조 측에 제공하는 조합비 출금을 중단한다는 증빙서류 등을 탈퇴 증거 자료로 가져오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노조 관계자는 “순천과 부산점의 경우 조합원들이 본인의 의사로 탈퇴한 것이 아니라 사측에서 탈퇴서 내용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쓰라고 지시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한 점포에서는 탈퇴 문자를 내가 직접 보내겠다며 관리자가 조합원의 핸드폰을 가지고 탈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 금정점 점포에서는 팀장이 교육시간에 ‘우리 점포에서는 노동조합 지부가 설립되지 않도록 하라’는 말을 했다”며 “특정 노조를 언급하며 정치적이라고 음해하는가 하면, 노조 지부가 설립될 시 점포가 힘들어진다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정황 증거자료를 모아 이마트를 상대로 노동부에 고소‧고발을 진행했지만, 처음엔 근로감독관이 혐의 없음으로 판단해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에 대해 노동부에 바로 재수사를 요청, 노동부는 다시 검찰에 아직 송치하지 않은 상태로 중간수사 과정에 있다고 말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측은 “이마트 노조의 고소‧고발 접수사항은 현재 수사 중”이라며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부당노동행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측이 조합원들의 노조 가입을 저지했다는 주장은 일부 개인적인 발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회사 경영방침은 노사협력을 통해 회사를 발전시키자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동부가 진행하는 조사에 대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노조 탄압은 전국적으로 23개 지부 전체 점포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개인적 발언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인지 의아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도 노사 협력의 원만한 방향을 원한다”며 “사측에서 성실하게 방향성을 잡고 협력을 위한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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