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포커스뉴스

 

올 여름 번번이 기상청 예보가 빗나가면서 시민들의 질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청이 예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번 장마패턴은 보기 드문 형태였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찾아오는 것도 정확한 예보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최정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올해는 장마전선의 움직임이 상당히 불규칙했다. 고압대가 한 곳에 오래 정체하면서 공기의 흐름을 막아 블로킹 현상을 보였다. 예년과는 달리 변칙적인 기압 형태가 나타났고 장마전선이 남북사이에 움직임 폭이 넓어져 예측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주변 기류 탓이라고 해명했지만 기상청의 올해 여름철 장마 예보는 자주 어긋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2일과 13일,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상청의 예보대로 찜통더위를 식혀줄 한줄기 비를 간절히 기다렸지만 이 기간 동안 날씨는 맑았다.  

29일엔 중부지방에 5에서 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울에는 59mm, 충남 서산에는 137.5mm의 비가 내려 오차범위가 크게 나타났다. 

이날 새벽 서해상에서 비구름이 발달해, 기상청은 새벽 4시 강수량 예보를 경기 북부에 최대 50mm, 그 밖의 중부지방은 최대 30mm로 변경했다.

시간당 20에서 30mm의 장대비가 쏟아지자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 곳곳에 호우주의보를 발표했지만, 정작 특보를 발표한 이후에는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1시간만에 특보를 해제하는 등 미숙한 대응 태도를 보였다.

기상청의 장마철 예보 정확도는 2012년 52.3%, 2013년 40.1%, 2014년 27.9%, 2015년 49.0%로 나타났으며 올해도 50% 미만으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기상청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500억 원이 넘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슈퍼컴퓨터 자체는 예측모델을 계산할 뿐이다. 

기상전문가들은 바람 방향이나 기온 등 대기를 지배하는 원리의 방정식을 슈퍼컴퓨터를 통해 계산하고 수치화해서 풀어낸 결과 값으로 날씨를 예보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과거 연구 데이터가 있는데 슈퍼컴퓨터가 예측하는 전체적 예보는 40%, 관측 자료가 32%, 그리고 예보관의 의견이 28% 정도 차지한다.  

기상청은 수치예보 모델의 한계 때문에 한 지방에 내리는 강수량을 더 세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워낙 여름철에 기상변동이 큰 데다 중장기 예보나 장마 예보에서 올해 유독 변동성이 심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기상청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국의 기상특성에 맞게 수치예보 모델을 세부적으로 수정하고 충분한 경험을 가진 예보관들을 키우지 않는다면 지금의 기상청 체제에서는 장마철마다 올해와 같은 오보가 이어질 거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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