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회사 '러쉬', 동물이 아닌 과일·채소로 제품생산

[편집자 주] 최근 가습기살균제, 미세먼지, 정수기 이물질논란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 뿐만아니라 산업계에서도 그 어느때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환경문제는 이제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면서 일상생활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환경TV는 관련 사업을 단순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사업자체를 친환경성에 방향성을 두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기업을 발굴, 소개하려 한다.

러쉬매장 진열모습 [출처=러쉬코리아]

 


강남‧홍대 사람들이 북적이는 길거리, 거품이 한가득 올라온 은색 그릇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릇 넘어 매장 안은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가득 쌓인 모습이다. 이국적 느낌의 인테리어와 진한 향, 반짝이는 물건들. 과일가게에서 여러 과일을 전시해 놓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러쉬 창립자(마크 콘스탄틴)의 의견이 반영된 매장 분위기다. 매장 안 과일 향을 내며 채운 것들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화학제품을 최소화한 화장품, ‘러쉬’의 제품이다.

형형색색의 화장품들은 모두 식용색소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로, 색소도 일정 비율을 넘기진 않았다고 한다. 또 반짝이는 물질은 한천가루와 광물 등 두 재료에서 채취하고 있다.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 회사인 ‘러쉬’를 처음 방문한 고객은 자칫 놀랄 수도 있다. 일부 매장의 직원들은 화장품을 드셔도 된다고 권하기 때문이다.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타 화장품 브랜드 광고카피와는 사뭇 다른 대응이다. 러쉬의 모든 제품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이나 채소 등의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러쉬의 제품은 일반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유통기한이 현저히 짧다. 일반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3년 정도이지만, 러쉬 화장품의 경우 가장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1년까지가 유통기한이다. 향수의 경우 4년, 샴푸바는 31개월까지 사용 가능한 제품도 있다고 한다.

러쉬는 재료 구입과정부터 환경과 사람을 향하고 있다. ‘슬러쉬 펀드’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생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 이윤을 발생시키는 시스템을 접목시킨 미래 지속 가능한 펀드를 말한다. 이는 생산업체에만 공정한 방식으로 구입하는 것을 넘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자연보호를 모색하고자 마련된 펀드다. 

이를 위해 재료와 포장으로 들어가는 돈 2%가 펀드로 적립, 90만파운드가 32개의 프로젝트, 19개의 나라에 지원되고 있다. 적립된 돈은 황무지를 개간하고 지역 주민에게 친환경 농업을 전수하는데 사용된다고 러쉬 측은 전했다.

러쉬의 창립자인 마크 콘스탄틴은 1970년대 뷰티업계에서 근무해 왔으며 동물실험에 반대하고 있다. 그로 인해 러쉬는 창립단계부터 그 어떤 이유에서든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며,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까지 동물실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 완제품뿐 아니라 동물실험을 하는 원재료 회사와도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러쉬코리아는 ‘동물실험반대엑스포’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에서 세번째 개최된 행사로 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불필요한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토끼의 입장과 그들의 희생에 대해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러쉬는 국내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앞서 유럽은 화장품 동물실험 영구금지 법안이 발효됐는데, 수십 년 간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리드한 러쉬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또한 러쉬는 ‘고 네이키드 캠페인’이라는 글로벌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이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과대 포장을 근절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그 결과 불필요한 포장재 1572㎏이 매립지에 가지 않게 됐고, 1500만개의 샴푸 용기를 절약할 수 있었다. 

포장용기 자체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러쉬의 ‘블랙팟’이 그 결과다. ‘블랙팟’은 재활용된 플라스틱 PP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용기다. 매장에선 ‘블랙 팟의 환생’ 캠페인을 통해 모두 사용한 제품의 라벨을 제거한 후 5개를 모아 가까운 매장으로 가져오면 러쉬의 프레쉬 마스크 1종으로 교환해준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이러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단순 기업이익보다는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제품은 방부제 등 화학물질을 전혀 쓰지 않거나 최소한의 양만 쓰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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