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14년 화학물질 배출량 통계 발표…한화토탈 증설로 1급 발암물질 늘어

하락세로 돌아섰던 산업계의 벤젠 등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2014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삼성토탈을 흡수한 한화토탈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소속 화학물질안전원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4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2009~2014년 1급 발암물질 취급·배출량 추이. 출처=화학물질안전원

 



해당 조사는 415종의 화학물질 중 1종 이상을 연간 1톤 또는 10톤 이상 제조하거나 취급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렇게 분류된 업체는 모두 3524곳. 이들이 배출한 1급 발암물질 12종의 배출량은 전체 화학물질 배출량(5만4261톤)의 약 2% 수준인 1064톤이다. 942톤을 배출한 전년보다 13% 정도 늘었다.

문제는 실제 산업계의 발암물질 취급량은 줄었는데도 배출된 1급 발암물질은 오히려 늘었다는 부분이다. 조사 대상 사업장이 올해 취급한 발암물질은 모두 1969만3000톤이다. 전년대비 606톤 줄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삼성토탈을 흡수한 한화토탈이 공장을 증설하면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배출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화학물질안전원의 설명이다. 한화토탈의 벤젠 배출량은 2013년 9.6톤에서 2014년 29.8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출처=한화토탈 공식 홈페이지

 


벤젠은 매우 빠르게 기화하는 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 올 경우 골수 조직에 해를 끼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고농도 노출과 저농도 노출은 서로 차이를 보이는데, 고농도 단기간 노출의 경우 사망까지도 이른다. 저농도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심각한 빈혈과 내출혈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상목 화학물질안전원 정보화기획TF팀장은 "한화토탈이 공장을 증설하면서 벤젠 배출량이 대폭 늘었다"며 "다른 업체들은 벤젠 취급량을 줄이고 있어서 배출량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화토탈 관계자는 "증설하면서 늘기는 했지만 이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2015년도에는 배출량이 14.8톤으로 대폭 줄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더라도 증설 이전보다는 많은 상태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가장 많은 1급 발암물질을 배출한 곳은 광주시 광산구 소재 세방산업으로 꼽혔다. 

세방산업은 연간 294톤의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을 기록해며 1위로 올라섰다. 두 번째로 많은 1급 발암물질을 내뿜은 경기도 동두천시 소재 업체인 트리스의 배출량(130톤)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배출했으며, 3번째로 많은 양을 배출한 LG화학 여수 공장의 배출량(50톤) 보다는 6배 가까이 많다.

세방산업이 1위로 올라 선 이유는 발암물질 기준이 변동됐기 때문이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4년에 신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트리클로로에틸렌(TCE) 배출량을 포함하면 세방산업의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다. 

세계적 화학물질 전문가들의 네트워크인 CHE(케미칼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TCE는 혈액암, 유방암, 자궁암, 백혈병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물질이다. 산업계에서는 주로 세척제로 쓴다.

환경부 관계자는 "TCE가 포함되면서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체로 세방 산업이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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