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기후변화에 집중, 몰입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정말 대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일까?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하나같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TV 특별취재팀은 스위스와 프랑스를 찾아 세계 각국의 기후·환경 전문가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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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몽블랑을 가다'

1. 몽블랑과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2. 기후변화, 상품이 되다
3. 기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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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몽블랑과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차로 3시간을 달려 알프스가 올려다 보이는 프랑스의 작은 도시, 샤모니에 도착했다. 도시라기 보다는 작은 마을에 가까운 시골이다. 이곳은 1924년 첫번째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고개를 들면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과 웅장한 알프스 산맥이 올려다 보인다. 바로 몽블랑이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바라 본 몽블랑 정상

몽블랑(mont-blanc)은 '흰 산'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이름 그대로 사계절 내내 눈이 녹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몽블랑의 정상의 만년설을 바라보며 신성함을 느끼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현지에서 만난 프랑스 한인 교포 이지용씨는 “종교는 따로 없지만 눈이 녹지 않는 몽블랑을 보면 신비로움과 두려움이 느껴진다”며 몽블랑을 바라보며“자유와 평등, 인권 등 잊고 지냈던 인간의 가치와 지켜야 할 정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만년설이 녹고 있다고 한다. 두 귀를 의심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려다 봤지만 몽블랑은 여전히 하얀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의연한 모습으로 서 있다. 하지만 현실을 확인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던 중 취재팀은 고산(高山)의 눈 덮인 부위가 줄고 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몽블랑 가이드가 손가락으로 가르쳐준 산 중턱 부위는 하얀 눈 대신 시커먼 바위가 듬성듬성 자리잡고 있었다. 가이드는 “몇 년전만 해도 사계절 내내 하얗게 눈이 덮였던 자리였는데 지금은 5월인데도 눈이 저것뿐이다”고 말했다. 바로 온실가스의 영향이다.

정상에서 미국인 관광객을 만났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케이티 그린씨와 아들 사이먼이다. 케이티씨는 "탄소 때문에 앞으로는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아들 사이먼도 "학교에서 늘 배우는 탄소 문제를 이곳에 와서 실감하게 됐다"고 한다.


▶몽블랑 정상에서 만난 미국인 케이티씨는 아름다운 경치가 사라지는 것을 걱정했다

몽블랑 등 고산의 눈과 극지방이 지금보다 더 녹는다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까?

전문가들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오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티핑포인트는 균형이 깨지는 극적인 변화의 시작점. 99도의 물이 1도만 올라가면 기체상태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환경 대재앙이 시작되는 시점인 것이다.

기후과학자 제임스 핸슨(콜롬비아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박사는 “요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은 381ppm 정도인데 1988년 수준인 350ppm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며 “온실가스가 이미 위험 수준을 지났고 티핑포인트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슨 박사는 티핑포인틀의 결과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핸슨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극지방의 얼음이 상당히 녹으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전 세계적으로 낮은 지대가 잠긴다. 동시에 극지방의 얼어있는 땅이 녹으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됨에 따라 온난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그 결과 기온은 최소 6도 이상 오른다. 더 나아가 전 지구적인 해수순환이 멈춰 유럽에 빙하기가 찾아오고 아시아의 몬순이 사라지며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만다.

한슨 박사는 말한다.“티핑포인트가 바로 2016년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 샤모니=심재훈 기자 jhsim1@eco-tv.co.kr

◈ 환경TV는 세계 기후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기상청, 그리고 우리 기상기술 발전을 되짚어보는 특집 프로그램 '세계기상기구(WMO) 적자(嫡子) KMA를 낳다'를 11월 중 제작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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