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위협 외래 식물, 효능 보니 치주질환 예방 성분 활용 가능해

'생물자원 전쟁'이라고들 한다. 2014년 9월 발효한 유전자원의 이익 공유와 관련한 '나고야 의정서' 때문이다. 이에따라 바이오산업 등 생물자원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업계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외 원료 수입 가격에 웃돈을 얹어 줘야 할 상황이 다가온다는 불안감이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수입해 쓰던 생물자원을 국내 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4만여 종에 해당하는 생물 자원의 효능을 일일히 찾아내고 정리하는 분류작업을 기업이 직접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역할을 정부가 맡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동·식물을 분류해 그 중 산업에 적용 가능한 물질들을 찾아내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특허는 기업이 싼 값에 이용 가능하다. 

환경TV는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생물 자원, 어떤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지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

도깨비가지.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잎과 줄기에 뾰족한 가시가 많고 작은 구슬만한 열매가 노랗게 익는다. 6~10월에 가지꽃과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운다. 고향이 북아메리카인 이 식물은 '도깨비가지'다.

1978년에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이 식물은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전국에 분포하는 '귀화 식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달갑지 않은 '감투'도 받았다. 우리나라 고유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것. 번식력이 지나치게 뛰어나 자생식물들의 삶터까지 침입해 생육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도깨비가지와 같은해 김포공항에서 처음 발견된 가시상추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국화과 식물인 가시상추는 1980년대에는 주로 경상도 지역에 분포하다 점차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으로 확산했다. 사실상 도깨비가지처럼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지경이다.

이 식물 역시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정된 생태계 교란 생물이다.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될 경우 환경부와 지자체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퇴치 작업이 벌어진다. 그만큼 제거에 예산을 들인다는 얘기다. 돈을 써가면서까지 제거해야만 하는 이들을 반대로 활용할 방안은 없을까. 답은 '있다'다.

가시상추.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치주질환 예방 효과 있는 '골칫덩이' 외래종
국립생물자원관은 도깨비가지와 가시상추에서 추출한 물질이 어떤 효과가 있는 지를 검증해 봤다.

그 결과 충치 등 치주질환 유발 물질인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를 보면 두 식물의 추출물 모두 3.6㎎/㎖ 정도의 농도에서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를 100%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처럼 활용이 가능한 생태계 교란 생물은 비단 두 식물만이 아니다. 단풍잎돼지풀 역시 치주질환 유발 물질 억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생물 자원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치주질환 예방 또는 치료제, 또는 치주질환 예방·개선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성제약이 뽕나무와 화살나무 추출물을 활용해 치약이나 치주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기로 나선 사례를 봤을 때 '도깨비가지 치약' '가시상추 치약'이 나오더라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가시상추. 출처=국립생물자원관

 

번식력 강한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 원료 구하기는 쉬운데, 기술 이용 방법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15년 10월과 11월 각각 도깨비가지 추출물과 가시상추 추출물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특허가 등록된 만큼 민간 기업에서 이를 활용하기는 오히려 쉽다는 게 국립생물자원관의 설명이다. 특히 국가 연구과제라서 비용 측면에서도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해당 특허는 공공조직에서 등록한 국유 특허이기 때문에 특허청으로 귀속된다. 

우리나라 모든 특허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인 '특허 정보 검색 시스템(www.kitris.or.kr)'에서 검색한 뒤 특허청의 '특허로(www.patent.go.kr)'를 통해 사용 신청을 하면 된다.

또는 '지식재산거래정보시스템(www.ipmarket.or.kr)'에서도 '국유 지식재산' 카테고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재료를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생태계를 교란하는 이들 외래종을 퇴치하는 과정에서 얻으면 된다.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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