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시 미세먼지 농도 9.5㎍/㎥ 증가..환경단체, "환경부 기준치 넘을 수도"

지난해 10월 착공한 제물포 터널 사업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했다. 터널이 완공될 경우 전경련 회관 앞쪽에 위치한 여의대로 출입구 인근 미세먼지 농도가 9.5㎍/㎥ 증가한다는 예측 결과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이처럼 농도가 증가할 경우 환경부의 법적 기준치조차 넘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게다가 해당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서 제출 과정에서 미세먼지 유발 수치를 조정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5일 나사(NASA) 항공기에서 본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시 모습.

 



12일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나들목에서 영등포구 여의대로까지 7.5㎞ 구간을 지하로 연결하는 제물포 사업이 본격적인 터널 굴착 공사에 돌입했다. 지난 8일 여의도 주민들이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이 패소하면서 시공사인 대림 측에게 공사 진행 명분이 주어졌다.

당초 여의도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한 배경은 이렇다. 이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2013년 6월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터널이 완공될 경우 출입구 인근 미세먼지 농도 증가분이 0.1㎍/㎥ 증가한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시업을 코앞에 둔 지난해 7월에는 환경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보완한 새로운 수치를 제시했다. 공사 후가 공사 전보다 9.5㎍/㎥ 더 늘어난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예측치다. 수치로만 보면 최초 예측치의 95배 정도 더 늘었다.

최근 미세먼지 상황을 봤을 때 이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판단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3년간 서울시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인 46.0㎍/㎥에 9.5㎍/㎥를 더하면 기준치인 연평균 50.0㎍/㎥을 넘는 55.5㎍/㎥가 된다"는 계산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 3일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내놓으며 10년 이내에 유럽 주요 도시 수준으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18㎍/㎥), 영국 런던(15㎍/㎥) 등의 수준이 목표라는 얘기다. 여의도 터널 입구가 유발할 미세먼지 농도의 불과 1.5배 정도 수준이 목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서울시는 법적으로 모든 절차가 완료돼 공사 추진에 무리가 없더라도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출구변경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가로 수립해 주민들의 건강 위협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