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당 3000원 안팎 '국민 생선', 노르웨이산조차 비싸서 주부들 '한숨'인데..

#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신모씨(36·여)는 최근 환경부 발표를 보고 친정어머니에게 고등어 먹을 때 조심하라고 했다가 “초미세먼지고 뭐고 간에 비싸서 못 먹는다”고 되레 면박을 당했다. 

마트에서 한 마리에 3000원 정도여서 주부 입장에서는 미세먼지 걱정보다 지갑 사정이 우선이다.

경기도 일산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물 고등어.

 

# 경기도 일산의 한 수산물 직판장에서 10여 년째 장사를 하는 김모씨(40)는 "고등어는 비싼 생선"이라고 말한다. 

12일 현재 김씨 매장에서 판매하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은 20㎏ 당 약 5만5000원. 이는 국산보다 3만5000원 가량 더 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국산  고등어 평균 도매가는 20㎏에 8만9500원 선이다. 

이처럼 시장가격을 단순비교할 경우, 국내산 고등어는 비싸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고등어 1마리 당 3000원대, 10여년 전만 해도 싸던 생선이..
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을 보면 고등어 소매가격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마리 당 2817원이다. 1년 전에 1000원 이상 크게 떨어졌다.

연평균 가격으로 봐도 꾸준한 하락세다. 2014년과 지난해 고등어 1마리 평균 소매가는 각각 3472원, 3246원이다. 또 올해 4월까지 평균가는 3056원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최근 고등어 소매 가격. 출처=aT KAMIS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수입산과 함께 연근해 고등어 생산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고등어 생산량은 2013년 10만2115톤에서 지난해 13만1735톤으로 2만9620톤 늘었다. 

그럼에도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소매가 변화 추이 때문이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00년 6월만 해도 평년의 고등어 1마리 가격은 1800원 대에 불과했다. 평년가격이란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최고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을 말한다.

평년가격은 2005년 6월 기준으로 2500원 대로 대폭 올랐고 2012년 6월에는 3000원을 넘어섰다. 이후 3000~4000원 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가격이 떨어졌다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떨어질 거라 장담하기 힘들다. 해수부가 고등어를 치어포획 금지 수산물로 새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포획된 고등어 10마리 중 3마리 이상이 새끼들이라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어민들은 제값을 못 받고 수산자원은 줄어들어 향후 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고등어 도매 가격 및 소매 가격 변화. 출처=해수부

 



고등어 구우면 나온다는 초미세먼지, "해롭지 않다"
한편 고등어를 구울 때 나온다는 초미세먼지는 건강에 크게 해롭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어민들이 한숨을 돌렸다.

지난달 23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창문 등을 모두 닫은 밀폐상태에서 고등어를 구울 경우 최대 2,290㎍/㎥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바깥에서의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매우 나쁨)인 90㎍/㎥를 25배 초과하는 수치다.

초미세먼지란 직경이 2.5㎛ 이하인 모든 물질을 말한다. 실외 공기의 경우 경유차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등 대기 오염 물질이 주성분이다보니 이 크기면 건강에 해롭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환경TV DB

 


반면 고등어나 삼겹살 등 구이류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초미세먼지만큼이나 작기는 하지만 구성 성분이 아예 다르다. 

안전성평가연구소 등에 따르면 고등어를 구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기름이 안개처럼 공기 중으로 퍼진 유증기다. 폐 손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환경부도 지난 6일 해명자료를 통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당초 발표 의도는 오염물질 발생 저감 및 환기 방법 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취지"라고 뒤늦게 설명하고 나서기도 했다.

경기도 일산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물 고등어.

 


다만 전문가들은 음식이 탈 정도의 수준, 즉 검댕이가 나올 정도로 요리하는 것은 피할 것을 권한다. 음식을 태울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등이 나오기 때문. 초미세먼지보다는 구이류 음식을 태우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는 EPA나 DHA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7종(A, B1, B2, B6, C, D, E)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 섭취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어종이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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