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막 내리는 부산 국제모터쇼서 선보인 PHEV 3종과 동급 차량 비교 결과는?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미세먼지와 배출가스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방증하듯 부산 국제모터쇼의 주요 화두는 '친환경차'였다. 특히 순수 전기차의 직전 단계라 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평가받는다. 이번 모터쇼에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를 들고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12일 막을 내리는 부산 국제모터쇼에는 기아차와 한국지엠, BMW코리아가 각각 '볼트'와 'K5 PHEV', '뉴 330e M 스포츠 패키지'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이들 3차종의 연비 효율과 이산화탄소 등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은 경유차와 얼마나 차이를 보일까. '소나타'와 '크루즈', 'BMW 320d' 등 동급 경유차 3종과의 차이를 분석해 봤다.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출처=현대기아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환경에만 좋다?…전기·내연기관 복합연비, 디젤 월등히 앞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 정도인 차종이다. 가정용 전기나 외부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면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다 전기가 모두 소모되면 내연 엔진 구동으로 전환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내연 엔진을 쓴다는 점에서 100% 친환경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전기충전 인프라 등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시점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연비부터 차이를 보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모터와 내연 엔진을 같이 쓴다는 점에서 일반 내연 기관 차와 연비를 산출하는 과정이 다르다. 연비를 계산할 때 전기와 가솔린을 복합적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아차가 이번 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K5 PHEV의 경우 아직 미출시 상태인데다 제원도 미공개지만 현대차가 앞서 출시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에라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되는 K5 PHEV는 아직 정확한 차량 제원을 공개할 수 없다"며 "쏘나타와 K5는 차체만 다르고 기본적인 파워트레인은 동일해 연비 등 차량 제원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차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디젤과의 연비를 비교해 봤다.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전기와 가솔린 엔진 복합 공인 연비는 39.5km/ℓ다. 반면 쏘나타 디젤의 연비는 16.8km/ℓ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두 배 이상 연비가 높다. 

이는 100km를 주행한다고 했을 때 4.5ℓ 정도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가 비교 사이트인 오피넷의 12일 현재 휘발윳값(ℓ 당 1437.24원)으로 치자면 6500원 가까이 절약이 가능하다.

타사의 모델 역시 비슷한 모양새다.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쉐보레 볼트의 전기·가솔린 복합 연비는 북미 기준으로 66.4km/ℓ다. 동급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크루즈 경유차의 연비(15.0 km/ℓ)보다 4배 이상인 51.4km/ℓ 앞선다. 

쉐보레 관계자는 "볼트는 전체 배터리 팩 하중의 10kg을 감량하고 12%의 효율 개선을 통해 최대 89㎞의 순수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며 "덕분에 복합 연비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BMW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인 뉴 330e의 복합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47.6km/ℓ다. BMW 동급 경유차 모델인 320d(16.6km/ℓ)보다 31.0km/ℓ 앞선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뉴 330e은 국내서 출시되지 않은 상태라 국내 기준 연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유럽 기준 연비는 타이어 상태와 환경들의 차이로 국내와 다를수 있다"고 전했다.

볼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출처=한국지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은?…경유차 대비 최대 9분의 1 수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은 연비뿐만이 아니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경유차보다 최대 9분의 1정도 수준이다.

우선 현대 쏘나타 경유차 모델은 1km 주행 시 이산화탄소를 115.0~117.0g 가량 배출한다. 반면 친환경차인 K5 PHEV는 29.0g/km만 배출해 경유차 모델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 정도다.

쉐보레 볼트의 경우에는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볼트는 15g/km(북미 인증 기준)로 동급 경유차 모델인 크루즈의 이산화탄소 배출양인 130.0g/km과 비교해 9분의 1 정도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BMW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뉴 330e도 동급 경유차 모델인 BMW 320d(117.0g/km)의 절반이 채 안되는 49.0g/km(유럽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국의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 각국은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2020년까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km 당 95~97g만 허용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했다. 우리나라도 유럽 기준에 맞춰 2020년까지 1㎞ 당 97g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할 방침이다.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트카 구조 출처=www.aaat.com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파리협약 등 전 세계가 온실가스 규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내연기관 차들이 정부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만 규제를 피해갈 수 있어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차 개발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각국은 자동차 업계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지키지 못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환산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초과분만큼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최대 수천억 원의 벌금도 부과될 수 있어 친환경차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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