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에서 생활하는 어류나 패류도 인류와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소(O₂)'가 필수다. 다만 어·패류는 사람과 달리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 즉 '용존 산소'만 있으면 호흡이 가능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용존 산소가 부족하면 물고기나 조개도 숨막혀 죽게 된다는 얘기다.

이는 민물뿐만 아니라 바다에 서식하는 생물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용존 산소가 부족하다고 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갇혀 사는 양식 수산물 입장에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데, 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만'과 같은 지역이 취약 지구다. 얕은 수심의 물 온도가 올라가고 깊은 수심의 물 온도는 낮은 상태로 있다 보면 물이 서로 섞이지 못하면서 바다 저층부의 용존 산소가 고갈된다. 굴이나 홍합 등 패류의 폐사를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알 수는 없을까. 답은 '있다' 다. 

해양수산부는 이처럼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리터 당 3㎎ 이하로 낮아지면서 양식 생물의 폐사율이 높아지는 '빈산소수괴'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실시간 '빈산소 관측 시스템'을 이달 중순까지 설치해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부표처럼 보이는 빈산소 관측 시스템 설치 모습. 출처=해수부

 


이번에 관측 시스템이 설치되는 곳은 빈산소수괴 현상이 상습적으로 나타나는 남해안 지역 주요 양식장들이다. 

매년 이 현상이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진동만 미더덕 양식장은 지난달 설치를 완료했다. 이달 중순까지는 고성만(굴), 자란만(가리비), 가막만(홍합) 양식장에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매 시간마다 바다 표면부터 바닥까지 1~2m 간격으로 수온과 염분, 용존 산소 등을 측정해 알려 준다. 이를 통해 빈산소수괴 현상이 일어날 징후가 포착되면 양식 어업인들에게 조기 채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오광석 해수부 양식산업과장은 "지난해 양식장에 성공적으로 설치·운영한 바 있는 기술"이라며 "올해는 남해안에 확대 운용해 안정적으로 양식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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