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유명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4번이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그 때문에 ‘오스카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가 지난 2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침내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스카상을 거머쥐었지만, 그의 수상소감은 조금 특별했다.

"영화 '레버넌트'를 촬영하던 2015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는 눈이 있는 곳을 촬영하기 위해 남쪽 끝으로 내려가야만 했죠. 이제 기후 변화는 현실입니다. 인류 모두가 힘을 합쳐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됩니다. 저도 오늘 이 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디캐프리오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비치'(2000)가 자연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환경보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가 오스카상을 수상한 이날, 환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촉구한 메시지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고 있던 전 세계 3400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유명인들이 공개적으로 환경운동을 지지하고 동참할 때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디캐프리오만 해도 UN평화사절로서 활동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환경재단을 설립해 170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개인들은 환경보전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환경의 공공재적인 성격 때문이다.

개개인이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개인의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으며, 개인이 환경을 훼손해도 개인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이 손해를 입게 된다. 즉, 개인적인 이득이나 손해가 없으니 굳이 동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환경문제는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사망자의 23%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사망했다.

화석연료 사용과 같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0.75도 상승했다. 1도도 채 안 되는 기후변화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사막에 우박이 몰아치고, 곡창지대에는 극심한 가뭄이 덮치고 있다.

이처럼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우리 주변의 많은 환경오염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도 많은 부분 저감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민간의 참여가 더해진다면 정부와 기업이 보다 선도적인 환경보전 활동을 하도록 견인할 수 있게 된다.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게 되면 사회전반의 국민의식이 변화하기 때문에 정부는 물론 기업도 이런 기류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 참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식을 제고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때문에 민간이 환경보전에 있어서 객체라기보다 주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세계 환경문제를 대해야 한다. 이런 정부·기업의 노력과 함께 지속적인 민간의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환경보전의 선순환 구조는 지속될 수 있다.

6월, 지구와 환경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이제는 정부와 기업을 주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 각자가 환경보호를 적극 실천하는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용주 원장 약력>
-영국 뉴캐슬대학교 환경경제학 박사
-전(前) 서울디지털대학교 부총장/경영학과 교수
-현(現) 유엔 환경계획(UNEP) 지속가능소비생산(SCP) 이사/아시아태평양지역 공동대표
-현(現)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geenie4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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