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와 환경부 등 부처 협업 필요"

지구 표면의 약 70%는 바다. 육지의 2배 이상인 바다는 수산자원 뿐만 아니라 유전·가스전 등 '자원의 보고'다. 또한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분해하고 발산하는 저장고이기도 하다. 인류는 바다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다로부터 많은 것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바다를 오염시켜 온 주체 역시 인간이다. 인간이 야기한 오염은 해양 생물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부정적인 형태로 되돌아온다.
환경TV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해양오염의 주된 원인인 해양쓰레기 실태와 문제점,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출처=픽사베이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한 해에 바다로 버려지는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 해양수산부의 2011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17만여 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수입된 맥주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이 자료는 5년 전 자료다. 5년마다 한 번씩 조사하는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총량은 올해 기준으로 내년에나 나올 전망이다. 그 5년새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바다로 버려졌을 지, 우리는 모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해양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바다에서 버리는 것들 뿐만 바다와 연결된 강을 타고 흘러 들어간 쓰레기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해양수산부 차원이 아니라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양쓰레기 3분의 1, 육지에서 흘러 들어가
강에서 흘러 드는 쓰레기 대책, 사실상 없어

해수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해양쓰레기 총량은 17만 6,807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8만 5,612톤(48.4%)은 홍수 등으로 인해 떠내려간 초목 등으로 썩어 없어지게 될 자연의 부산물이다.

이를 제외하면 순수하게 사람이 원인인 해양 쓰레기의 양은 9만 1,195톤 정도라고 볼 수 있다. 

2011년 기준 해양 쓰레기 발생량. 출처=해수부

 


구분별로는 육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36.0%인 3만 2,825톤으로 나타났다. 해상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는 5만 8,370톤(64.0%) 정도 수준이다. 육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약 3분의1 수준인 것.

육상 발생 쓰레기의 경우 하천에서 흘러드는 쓰레기가 2만 4,250톤(2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안가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7,275톤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홍수 등으로 하천이 범람했을 때 흘러 드는 쓰레기는 1,300톤(1.4%)에 그쳤다.

문제는 하천에서 흘러드는 쓰레기의 경우 '처치 곤란'이라는 점이다. 육상 쓰레기를 담당하는 소관 부처인 환경부는 매년 100억 원의 예산을 '하천 하구 쓰레기 정화 사업' 명목으로 쓰레기 제거에 쓰고 있지만 수거량의 90% 이상이 초목류 등이다. 그냥 내버려둬도 썩어 없어질 것들이라는 얘기다.

2014년 이 사업 결과를 보면 페트병 등 인위적 쓰레기 수거량은 3,000톤 정도다. 하천에서 흘러 드는 쓰레기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천 하구 쓰레기 정화사업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쓰레기 수거량을 늘리기 위해 환경정화선을 건조하려고 했지만 예산 문제로 반영이 안 됐다"고 말했다.


'유령어업' 양산하는 폐어구, 해상 발생 쓰레기 대부분
플라스틱 많은 것도 문제…미세 플라스틱 위협 '코앞'

해상의 경우 가장 문제가 심각한 부분은 유실되는 어망과 어구다. 4만 4,081톤 정도로 초목류를 제외한 해양 쓰레기의 절반 정도인 48.3%를 차지한다.

소위 폐어구로 불리는 버려진 어구들은 사람은 없는 데도 물고기들이 잡히는 '유령어업' 피해를 양산한다. 그물에 물고기가 죽어서 폐사하는 피해다. 

해수부에 따르면 연간 3,700억 원 정도어치의 수산자원이 이 유령어업 피해를 받고 있다. 해수부가 비싼 돈을 들이더라도 3년 정도면 바다에서 분해돼 사라지는 '생분해성 어구' 보급 사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 항만에서 유입되는 쓰레기 7,560톤(8.3%)과 양식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 부자 4,382톤(4.8%), 어선의 생활 쓰레기 2,347톤(2.6%) 정도가 해상 발생 쓰레기로 분류된다.

'유령어업' 양산하는 폐어구. 환경TV DB

 


플라스틱 쓰레기, '질적' 문제
부처 간 통합 대응 필요해..

양도 양이지만 질적인 부분도 해양 쓰레기 문제를 다룰 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마무리한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 용역 결과 보고서를 보면 서해 18곳과 남해 12곳, 동해 10곳 등 모두 40개 해안에서 전체 7만 2,399개의 해양 쓰레기를 집계해 본 결과 플라스틱류가 4만 220개로 전체의 55.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100종류의 쓰레기 중 개수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플라스틱 음료수 병으로 8.2% 정도였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의 경우 해양에서 분해돼 소위 '미세 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져 해양 생물의 몸에 축적된다. 홍상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플라스틱 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이들을 섭취하고 영향을 받는 생물의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어디서 흘러 들었는지도 모르는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 문제를 포함, 전반적인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수부 차원을 넘어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해양 유입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수부와 환경부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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