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미세먼지의 46%가 자동차 배출가스...충남은 3%에 불과

실시간 대기정보 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서울과 대전, 충북과 전북 등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을 넘어섰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 상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그만큼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뜻이다.

이같은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난방철(10~4월)도 아닌 이 시기에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예년에도 5~6월 사이 한두 차례는 미세먼지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렇게 고농도 상황이 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7일간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 출처=에어코리아

 


중국이 원인이 아니라면 어떤 게 문제일까. 

환경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는 연평균 국내 미세먼지 농도의 30~50% 가량이다. 따라서 최소한 절반 정도는 국내에서 내뿜은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최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경유차 배출가스가 가장 문제다.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발생 원인 절반이 자동차 때문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연보를 보면 2012년 기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10.8%에 불과하다. 오히려 제조업체들이 무연탄 등의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비중이 약 64.9%로 월등하게 많다. 

2012년 배출원 대분류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출처=국립환경과학원

 


이 수치로 봤을 때 자동차가 유발하는 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는 적은 양이지만, 수도권 지역을 살펴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연보에 따르면 서울시의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1,727톤) 가운데 약 46%인 793톤 가량이 자동차에서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은 경기도도 마찬가지여서, 6,044톤 정도인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 중 46.5%인 약 2,809톤 정도가 자동차에서 나온다. 

서울시 미세먼지 발생원별 배출 비율. 출처=국립환경과학원 자료

 


화력발전소와 산업 단지들이 들어서 있는 충남의 경우 자동차가 유발하는 미세먼지의 비율은 전체의 3.3%에 그쳤다. 서울이나 경기도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 곳의 주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제조업(82.8%)이다. 그만큼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결정적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대기 전문가는 "자동차 가운데서도 경유차가 입자 형태의 미세먼지를 직접 배출한다"고 말한다. 이 연보에 표시된 '자동차'는 경유차라고 봐도 틀림이 없다는 얘기다.


미세먼지 유발하는 질소화합물(NOx) 역시 자동차가 원인
경유차가 내뿜는 '그것'…경기도 배출 NOx 과반이 자동차서..

또 다른 대기 오염 물질이자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질소화합물' 현황을 보면 자동차, 그 중에서도 질소화합물을 배출량이 많은 경유차의 책임은 더 커진다.

서울시와 경기도 지역의 2012년 기준 질소산화물 배출량 통계치를 보면 각각 6만 1,771톤, 16만 6,600톤의 질소산화물이 공기중으로 배출됐다.

이중 서울시의 경우는 자동차에서 배출한 질소산화물 비율이 44.8%로 미세먼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경기도는 심각하다. 전체 질수산화물 배출량 중 절반 이상인 약 52%가 자동차에서 나온다.

질소산화물은 가스 형태로 배출되는 물질로, 이후 화학적 반응을 거쳐 입자로 바뀌면서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결국 질소산화물 역시 미세먼지를 생성한다는 것.

경기도 질소산화물 발생원별 배출 비율. 출처=국립환경과학원 자료

 


전문가들은 휘발유차나 LPG차에서도 소량의 질소산화물이 나오지만 경유차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결국 서울시나 경기도 지역의 질소산화물도 경유차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5년간 모든 차종을 포함한 전체 차량 등록 대수는 평균 약 3.0% 증가하고 있으며, 도로 이동 오염원에 의한 질소산화물 등의 증가와 추세를 같이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늘어날 수록 질소산화물도 그만큼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유차 대수는 878만 대. 전체 운행 차량의 41.0%를 차지하고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량 증가와 관련 있는 수치다.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은 "이미 수년 전에 수도권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규제책과 인센티브제를 만들었는데, 규제책인 운행 제한은 거의 하지도 않았고 예산 면에서 부족해 한계에 부딪힌 노후 경유차 저감 장치 부착제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런던의 경우 2018년 이후 노후 경유차는 진입 금지다. 한국처럼 인센티브가 우세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제라도 운행 제한 제도에 집중하면서 이를 통해 경유차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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