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더스칼럼]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친환경 사기꾼 '그린워싱'도 자유롭지 않다
[그린리더스칼럼]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친환경 사기꾼 '그린워싱'도 자유롭지 않다
  • 김택수 기자
  • 승인 2016.05.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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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 DSK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응교 DSK엔지니어링 대표이사

 

10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정부가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을 가습기 살균제로 지목한 지 5년 만에 검찰이 제대로 된 ‘칼날’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민생 수사로는 이례적으로 6명의 검사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고,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관련 기업을 퇴출시키자는 주장을 펼치며 이들 기업 제품의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업들의 그릇된 행위인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된 기업 역시 그린워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물론 이번 기회에 그린워싱 기업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제재를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다. 여기서 그린워싱은 기업들이 겉으로는 친환경과 그린(Green)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성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환경 파괴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살균제는 바이러스와 세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세포에도 치명적이다. 또 가습기는 수증기를 뿜기 때문에 이를 흡입하게 될 수 있어서 흡입독성 실험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기업은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고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제품에 표시했다. 

게다가 ‘라벤더향의 아로마테라피 효과’, ‘오렌지향으로 실내의 쾌적한 향기’라는 문구를 제품에 적고, ‘물이 깨끗해야 공기가 깨끗해집니다’라는 광고를 했다. 뿐만 아니라 사건을 은폐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은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를 상대로 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명백한 그린워싱으로 해석된다. 상품의 환경적 속성이나 효능에 관한 표시·광고가 허위 또는 과장되어, 친환경 이미지만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환경’, ‘녹색’ 관련 표시를 이용해 제품과 기업의 환경성을 과장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녹색 구매를 방해하고, 친환경 시장까지 왜곡시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2년 실시한 ‘녹색표시 그린워싱 모니터링 및 개선’ 조사에선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화장지, 화장품, 세제 등 7개 제품군 702개 품목 중 절반가량인 약 46%가 허위 과장 표현을 하거나 중요 정보를 빠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그린워싱 제품이 시중에 넘쳐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환경 인증마크로 오인할 수 있는 도안이나 이미지를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등 친환경 제품으로 위장함으로써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해 정직하게 친환경 제품을 개발한 기업의 피해도 가중되고 있다.

현행 규정도 그린워싱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은 그린워싱이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표시·광고 규정을 위반해도 수백만 원의 벌금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속도 미흡한 실정이다.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하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민·관·학·산·연이 합심해 그린워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응교 대표이사 약력>
-성균관대학교 원자력구조공학 공학박사
-현(現)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원자력 구조분과 전문위원
-현(現) DSK엔지니어링 대표이사

geenie4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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