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동북아 대기질 개선포럼' 열려...동북아 4개국의 협력이 관건

19일 ‘2016 동북아 대기질 개선 국제 포럼'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 시장. 출처=서울시

 


서울에서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연일 뿌연 하늘이. 항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맑은 하늘 보기 관광코스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19일 오전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2016 동북아 대기질 개선 국제 포럼’을 열었다. 지난 2014년에 이어 벌써 3번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동북아 4개국 15개 주요 도시에서 온 대기 환경 전문가 300여 명이 함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막사에서 "서울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약 7,000여 대의 시내버스를 100% CNG(Compressed Natural Gasㆍ압축천연가스)로  교체하고, 경유차 저공해화 사업ㆍ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대기질 개선 정책 이행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가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서울시 홀로 하기엔 힘든 부분이 있다”며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듯, 대기질 개선에 여러 나라의 힘과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포럼까지 열며 대기질 개선에 힘을 쏟는 까닭은 서울의 대기환경이 워싱턴, 도쿄 등 세계 선진 도시보다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4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서울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66㎍/㎥(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6㎍/㎥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워싱턴(12㎍/㎥), 일본 도쿄(21㎍/㎥) 등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일평균 권고치인 50㎍/㎥도 훌쩍 넘은 수치다. 


1960년대 말 일본 도쿄(왼쪽)와 현재. 출처=일본 환경국

 


그렇다면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는 어떻게 대기질을 관리하고 있을까. 

이번 포럼에 참석한 나리사와 사토시 도쿄 환경국 환경개선부 대기보전 과장에 따르면 196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도쿄의 대기질은 서울시와 비교하지 못할 만큼 나빴다. 도시화와 산업화의 대가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자동차는 배기가스를 내뿜었고,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다량 배출되는 화력발전소는 도시 곳곳에 들어섰다. 

한낮에도 100m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도쿄시는 1968년 화력발전소 규제에 나섰다. 도쿄시는 화력발전소에 유황 함유량이 적은 중유 등의 연료를 사용하게 했으며,  연소과정에서 공기 중의 질소가 고온에서 산화돼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규제하는 조치를 벌였다. 뿐만 아니라 2003년부터는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하지 않은 경유차의 도심 운행을 제한하는 ‘노(NO) 디젤차’ 정책도 펼쳤다. 

그 결과 도쿄는 대기질 개선 정책을 펼친 지 10년 만에 ‘잿빛 도시’의 오명을 벗어던졌다. 지금도 도시 곳곳에 82개의 대기오염 감지기기를 둔 채 대기오염 실시간 감시를 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19일 ‘2016 동북아 대기질 개선 국제 포럼'에서 기조 연설 중인 배리 래퍼. 출처=서울시

 


이처럼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등은 지역적으로는 같지만 처해있는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배리 래퍼(Barry Lefer) NASA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 연구 총 책임자는 “중국과 몽골은 한국의 대기에, 또 한국은 일본의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 서로서로 인접해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라며 “각각 다른 국가이지만, 대기오염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대기질 개선에 동북아 4국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앞으로도 주변국들과 함께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며 "박 시장이 주문한 대기질 개선 안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몽골,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천연가스 버스와 도시가스 확대·공사장 비산먼지 관리·자동차 제작과 운행기준 강화·전동자전거 확대 운영 같은 세부사업을 함께 추진한 바 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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