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일제의 경성 도시계획 내용 공개

1900년도 광화문. 출처=서울시

 


1910년 8월 국권 피탈과 함께 대한제국은 멸망했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광복에 이르기까지 35년간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통치했다. 

지금의 '서울'이 아닌 '경성'으로 불리던 시절 일본은 식민 수도 경성을 어떻게 만들려고 했을까?

18일 서울 역사편찬위원회는 경성부(현 서울시)에서 발간한 도시계획서인 '경성 도시계획조사서'를 번역한 '국역 경성 도시계획조사서'를 발간했다. 

지난 1928년 경성부에서 발간한 이 책은 조선총독부 신청사를 경복궁 안쪽으로 이전한 이후 일제의 도시계획 추진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1장에서는 경성부 인구 증가율 예상과 도시 계획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제2장에는 각 지역의 상업·공장·공원 지구들에 대한 정보가 표로 정리돼 있다.

제3장에는 전차노선과 도로망 구성과 함께 당시 교통량 현황조사가 돼 있다. 제4장에는 식민 본국 도시인 오사카의 예를 들면서 구획 정리에 대한 내용이 서술돼 있다. 

제5장에는 도시 계획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대해 쓰여 있으며 제6장에서는 전차와 전기 등 도시 인프라 시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제7장에는 도시계획 관련 법령들이 기술돼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도시 미관과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개발로 인해 외부로 밀려날 주민들의 생활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그들의 구상을 통해 식민 당국의 도시계획이 주민들의 복리가 아닌 개발과 효용성만을 중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일제강점기 각종 탄압과 수탈이 도시 계획적인 측면에서도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서울 신청사 지하 1층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상반기 중으로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http//culture.seoul.go.kr)에서 전자책으로 열람할 수도 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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