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정부의 경유차 혜택 비판…지난해 말 우리나라 경유차 비중 40%넘어서

실내 인증모드 시험 중인 닛산 캐시카이 출처=환경부

 

환경부가 시행한 경유차 배출가스 실외 도로주행 시험에서 국내 판매 경유차 20종 중 단 1개 차량만 인증 기준을 만족하는 사실이 드러나자 시민단체가 정부 경유차 관련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17일 서울환경연합 등 시민단체는 “정부는 경유차 활성화 정책을 철회하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내용은 이렇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국내 판매 경유차 20종의 배출가스를 조사한 결과 실외 도로주행 시험에서 닛산 캐시카이 차량의 질소산화물(NOX)이 법률 상 실내 인증 기준(0.08g/km)의 20.8배인 1.67g/km을 기록했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주요 물질 중 하나다.

게다가 닛산 캐시카이의 경우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조작했다는 정부의 판단까지 더해졌다. 지난해 전세계를 떠들석하게 한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 장치 조작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조작 판단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르노삼성 QM3 역시 기준치의 17배 수준인 1.36g/km을 기록했다. 다른 차량의 경우도 기준치 이상이었으며, BMW 520d 차종만이 기준치 이하인 0.07g/km를 배출하는 것으로 주행 시험 결과 확인됐다.

실외 도로주행 시험 결과 출처=환경부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 정책 상 경유차는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싼 경유 가격과 휘발유 차량이 부담하는 일종의 환경세인 '환경 개선 부담금'을 면제 받은 부분이다.

경유차의 경우 현재 리터당 휘발유 공시가는 1,384원/ℓ, 반면 경유 공시가는 1,150원/ℓ으로 휘발유의 83% 수준이다. ℓ 당 234원이 더 싸다. 

또한 2009년 이후 생산된 경유차는 환경 개선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환경연합은 "정부가 경유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각종 혜택을 부여한 결과 국내 경유차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 말 전체 차량의 41%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 사이 휘발유차는 26%가 증가한 반면 경유차는 55% 증가했다. 경유차는 878만 대까지 늘어 2016년 현재 전체 운행차량의 41%가 경유차다. 

서울환경연합은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연비까지 조작한 폭스바겐, 이번에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난 한국 닛산 등 차량 제조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한편 2014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는 46㎍/㎥으로 WHO권고치인 20㎍/㎥를 2배 이상 웃도는 상태다.

choun2002@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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