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레킷벤키저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원인 물질 중 하나인 'PHMG'를 공급해 왔던 SK케미칼 관계자가 검찰에 소환됐다. 가습기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국내 기업 관계자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0일 오전 SK케미칼 직원 정모씨와 김모씨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의 원료 물질 중 하나인 PHMG를 독점 생산·공급하면서 원료 도매업체인 CDI를 통해 옥시 측에 공급했다.

이렇게 공급된 PHMG는 주문자 위탁 생산(OEM) 방식을 통해 한빛화학에서 가습기살균제 제품으로 완성됐다.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이라는 제품 명을 달고 판매된 가습기살균제의 진행 경과다.

SK케미칼이 만든 PHMG 유해성 평가 보고서 '물질 안전 보건 자료'. 환경TV DB

 

관건은 검찰의 조사가 어느 선까지 진행되느냐다. SK케미칼의 경우 1990년대 중반(당시 유공)부터 PHMG를 생산·판매해 왔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인 '가습기메이트'를 생산·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SK케미칼은 환경TV의 지난 2월 24일자 '[단독] "옥시레킷,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사전에 알고 있었다".."과실치사 아닌 살인"'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2003년 3월에 이미 PHMG의 흡입 독성과 관련해 동물 실험 등으로 확인한 상태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공론화한 2011년보다 '무려' 8년 전 시점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환경TV에 "시장에 PHMG를 내놓기만 했을 뿐 옥시에 납품된 지는 몰랐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같은 입장이 사실인지 여부도 검찰 조사에서 주목해 볼 부분이다.

검찰은 또한 옥시처럼 PHMG를 원료 물질로 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롯데마트와 호플러스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관계자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2006년부터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를 자체 브랜드로 생산·판매해 왔다. 현재까지 정부 피해 조사 신청 등을 통해 확인된 해당 제품 사용 사망자는 20여 명 정도다.

홈플러스는 이보다 앞서 2004년부터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라는 제품을 판매해 왔다. 역시 10여 명의 사망자를 양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사는 모두 가습기살균제 위험성을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인만큼 해당 부분이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두 기업 모두 지난달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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