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동물들이 있다. 중국 하면 판다, 호주 하면 코알라, 미국 하면 독수리, 프랑스 하면 수탉.

특히 중국은 이러한 국가 상징 동물을 이용하여 성공적 외교성과까지 거두고 있다. 오랜 기간 판다 연구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연구, 판다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랑. 중국의 꾸준한 관심 속, 판다보호는 어느새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쿵푸팬더’와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흥행으로 판다에 대한 관심을 단순한 환경문제에서 벗어나 친숙함과 문화로 끌고 들어오기도 했다, 재주는 미국이 부리고 이득은 중국이 취한 셈이다. 중국의 잘 키운 판다 한 마리는 이제는 국제 외교관이 되어 국가 경제를 먹여 살리고 있다.

이러한 동물외교는 비단 요즘만의 일은 아니다. 당서에는 신라 시대 성덕왕이 당 현종으로부터 개를 선물 받은 이야기가 실려 있고, 일본서기에는 일본에 간 신라의 사신이 일왕에게 개를 선물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고려시대 왕건은 거란족에게 낙타 50마리를 선물 받았다는 기록 역시 존재한다. 최근에 외교에 들어서 러시아의 푸틴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시베리아 호랑이를 선물하였고, 후진타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따오기를 선물했다. 예부터 각 나라들은 자신의 나라를 대표할 만한 동물을 외교적 수단으로 사용해오곤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국가 동물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88올림픽 당시 호돌이를 캐릭터로 하여 호랑이를 국가 지정 대표 동물로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국가 지정 동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백두산 호랑이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이 한 발 앞서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두산호랑이를 이용한 외교를 통해 백두산마저 빼앗으려는 중국의 검은 의도를 모른 채 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현재 판다, 기린, 호랑이 등 희귀 동물을 외교자원으로 활용하여 동물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발 빠른 선점이 오해를 고착화 시키고 고착화 된 오해는 먼 훗날 사실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국가를 대표할 동물을 많이 갖고 있지만 충분한 활용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선점하려 하는 백두산 호랑이, 진돗개, 삽살개 등. 또한 인접한 중국, 일본 등의 국가와 지리적, 생태적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동물 유형들이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진도라는 지명에서 유래한 진돗개라는 개와 그와 연관한 문화콘텐츠, 하얀 마음 백구 등의 애니메이션 홍보, 진돗개에 대한 유전자적 분석과 다른 개와는 다른 특이점을 보수, 유지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시바견의 전 세계적 유행을 착안하여 발전시킨다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시바견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위 짤방 열풍을 일으키고, 시바견 관련 영화를 제작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나라의 진돗개나, 삽살개 역시 그러한 방법을 이용하여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 사람이 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요즘 정세와 딱 떨어지는 말이다. 귀여운 판다의 얼굴 하나로 중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판다의 세계적 이미지는 판다가 만든 것이 아닌 중국이 꾸준히 만들어 온 것임을 깨달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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