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정부가 '밀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압수한 상아 105톤을 전격적으로 소각하며 상아 불법 거래 단절 의지를 나타냈다. 무려 7,000마리 정도의 코끼리를 죽여서 뽑아낸 물량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케냐 정부가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1억 달러(약 1,140억 원)어치의 상아를 소각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설명이다.

외신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유명 인사 수십 명 앞에 모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상아 1만6천개를 쌓아올린 11개 더미에 불을 지폈다. 불이 붙은 상아는 흰 연기를 뿜어내며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누구도 상아 거래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거래는 우리의 코끼리와 자연 유산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각 행사에는 수천 ℓ의 디젤과 등유가 강철 관을 통해 투입됐다. 이 규모의 상아를 다 태우는 데만도 며칠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는 또한 밀렵된 코뿔소 340마리 분의 코뿔소 뿔 1.35톤도 함께 소각됐다.

2014년 케냐 정부가 상아를 소각하는 모습. 올해 소각분은 역대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출처=케냐버즈닷컴)

 


케냐 정부가 이같은 강경 조치에 나선 이유는 매년 3만 마리 정도의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상아를 노린 밀렵꾼들의 손에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45만~5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되는 코끼리들도 이 추세 대로라면 향후 10년 이내에 멸종한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밀렵꾼들은 왜 이렇게 상아 수집에 눈독을 들일까. 이유는 상아의 거래 가격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상아는 아시아에서 1㎏ 당 약 1,000달러(약 114만 원)에 거래된다.

코뿔소 뿔은 더 진귀하다. 1㎏ 당 6만 달러(약 6,843만 원) 정도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는 코카인이나 금보다도 비싼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프리카 코끼리의 절반 이상이 서식하는 케냐, 우간다, 보츠와나, 가봉 등 4개국은 코끼리 보호를 위해 '자이언트 클럽'을 결성하고 이번 소각 행사에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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