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폐염전 등 단계별로 생태 복원해 나갈 것"

세계 5대 습지로 손꼽히는 순천만을 품고 있는 전남 순천에서 여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순천만 경전철 연장 문제 등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순천 지역구 현안에 대해 '경제 논리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세계 제5대 습지인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사이에 설치된 경전철 노선 확대 문제를 두고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졌던 전남 순천시의 제20대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됐다. 

4·13 총선 개표 결과 전남 순천시에서는 이 당선자는 44.5%의 득표율로 39.1%의 득표율을 기록한 2위 노관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며 또 한번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순천시는 천혜의 비경을 뽐내는 순천만이 있는 지역으로, 세계 제5대 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은 이곳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순천만을 두고 지역 내 '분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경전철 노선 확대 등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대립 때문이다.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사이에 설치된 친환경 교통수단 '스카이큐브'. 출처=스카이큐브 홈페이지

 


이 논란은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순천만에 희귀 생물이 많이 서식한다는 등의 사실이 알려지자 해양수산부는 2003년 갯벌 습지보호지역 제3호로 지정 고시됐다. 

2006년엔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와 갯벌 생물 등의 서식지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국제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협약'에도 등록됐다. 

순천만이 남미 아마존 하구, 미국 조지아 해안,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해안과 함께 세계적인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자 연간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순천으로 몰리기 시작됐다.

생태환경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순천시는 습지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순천만으로부터 5km 떨어진 곳에 정원을 조성했다. 우리나라 제1호 국가 정원인 순천만정원이다. 

2014년엔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을 잇는 친환경 교통 시스템 ‘스카이큐브’도 설치됐다. 노선의 길이는 총 4.64km였다.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을 오가던 스카이큐브는 관광객 유치와 함께 습지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설치됐지만, 운행 이후 적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55억 원, 2015년 45억 원 등 1년 8개월 동안 100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용객도 1일 평균 20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운영사인 순천에코트랜스 측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스카이큐브 노선 1.2㎞를 연장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순천시도 노선을 연장해 운행하면 순천만으로 오는 차량이 줄어 오히려 환경훼손 우려가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순천만 갈대밭 환경 파괴 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순천만. 출처=순천만 홈페이지

 


순천만의 환경보존과 관광객 유치를 둘러싼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당선자는 "순천만 습지보호지역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보다는 주변 폐염전 등 단계별 갯벌 생태 복원을 통해 8,0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의 미래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당선자는 "우선 2015년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순천만 갯벌복원사업으로 총사업비 70억 원, 2016년 예산 20억 원을 반영했다”며 "단순 갯벌복원이 완료되면 2단계로 갯벌어업, 생태관광을 융합, 연계한 형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당선이 확정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출처=이정현 후보 페이스북

 


환경TV는 이 당선자에게 순천만까지 경전철 확장했을 때 순천만 습지가 파괴될 가능성과 대책에대한 물음도 던졌다. 

이 당선자는 "순천만 경전철은 2014년 개통된 이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이 문제임은 인식하면서도"연장을 요청하는 구간은 애초 건설 때에 환경파괴를 우려하여 건설되지 못했던 구간으로 경제적 논리만으로 진행할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순천시에 따르면 (적자가) 2015년 44억 원, 언론에 따르면 누적 적자가 100억 원 규모라고 한다. 경전철 연장에 따른 환경적 문제 등에 대한 순천시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의견 수렴 결과에 따른 경전철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선이 확정돼 순천시를 대표하는 제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이 당선자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 '입'으로 불릴만큼 측근 인사로 알려진 이 당선자는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순천시곡성군 선거구에서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는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꺾고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18년 만에 호남에서 새누리당 의원 탄생'이라는 사건을 만든 이 당선자는 20대 총선에서 불리한 여론조사를 뒤집고 순천시장을 역임한 노관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5%p이상으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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