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註)]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 온 환경TV가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내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첨예한 환경 관련 사안이 걸린 '총선  환경 격전지'를 선정해 해당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환경TV [4.13 총선 '환경' 격전지를 가다] 기획기사가 국회의원이 될 후보자들에겐 자신의 지역구 환경 관련 사안에 대한 정책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유권자들에겐 '우리 동네 환경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남 순천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노관규·국민의당 구희승 후보. 출처=이정현·노관규·구희승 후보 페이스북

 


4·13 총선 지역구 가운데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구가 있다. 전남 순천시다. 이곳은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며 일약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남에 기반을 둔 정당이 호남에서 당선된 게 26년 만이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2016년.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텃밭 사수'의 목소리를 키우며 또 한 번의 당선을 노리고 있다. 순천시장을 두 차례나 지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는 '텃밭 탈환'을 외치고 있다. 순천 출신인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열띤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순천시. 여타 지역구와 비슷하게 이곳에도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순천시 의대 유치, 광양만권 도시연합,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제 등이다. 이 가운데 세계 5대 습지 가운데 하나인 순천만과 관련된 문제는 순천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핫이슈'다.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사이에 설치된 친환경 교통수단 '스카이큐브'. 출처=스카이큐브 홈페이지

 


순천만 스카이큐브 설치… ‘환경보존 VS 관광객 유치’

순천만은 지난 1996년 생태적 가치가 세상에 알려진 뒤 2003년 해양수산부 갯벌 습지보호지역 제3호로 지정 고시됐다. 2006년엔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와 갯벌 생물 등의 서식지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국제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협약'에도 등록됐다. 

순천만이 남미 아마존 하구, 미국 조지아 해안,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해안과 함께 세계적인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자 연간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됐다. 생태환경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순천시는 습지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순천만으로부터 5km 떨어진 곳에 정원을 조성했다. 우리나라 제1호 국가 정원인 순천만정원이다. 

2014년엔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을 잇는 친환경 교통 시스템 ‘스카이큐브’도 설치했다. 노선은 총 4.64km로 걸쳐 만들어졌다. 관광객 유치와 함께 습지를 보호하려는 일환이었다. 

그러나 스카이큐브는 운행 이후 2014년 55억 원, 2015년 45억 원 등 1년 8개월 동안 100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용객도 1일 평균 200여 명에 불과했다. 

운영사인 순천에코트랜스 측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스카이큐브 노선 1.2㎞를 연장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순천시도 노선을 연장해 운행하면 순천만으로 오는 차량이 줄어 오히려 환경훼손 우려가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순천만 갈대밭 환경 파괴 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보존과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TV가 순천시에 출마한 각 후보자의 입장과 생각을 물어봤다. 

전남 순천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노관규·국민의당 구희승 후보.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Q 1. 순천만 어떻게 보존, 활용해야 할까?

첫 질문은 ‘순천만은 세계 5대 습지 가운데 하나다. 그 이름값처럼 생태 관광이 활성화돼 있다. 문제는 이를 앞으로도 보전해 나가는 방안이다. 국회 차원에서 이를 북돋을 방안이 있는가?’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순천만 주변 갯벌 복원해야”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순천만 습지보호지역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보다는 주변 폐염전 등 단계별 갯벌 생태 복원을 통해 8,0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의 미래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는 “우선 2015년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순천만 갯벌복원사업으로 총사업비 70억 원, 2016년 예산 20억 원을 반영했다”며 “단순 갯벌복원이 완료되면 2단계로 갯벌어업, 생태관광을 융합, 연계한 형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 “순천만,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만들 것”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는 “세계 연안 습지이자 람사르 습지인 순천만과 순천 시내를 흐르는 동천을 따라 흩어져 있는 농경지를 습지로 복원하려 한다”며 “세계 자연 문화 유산 속 순천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 후보는 이어 “복원이 이뤄지면 순천만을 ‘자연 치유 쉼터’로 만들어 1,000만 관광객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소비 군을 형성해 관광객이 순천에서 머물러 상권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중장기 습지복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 “에코형 테마파크 조성할 것”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순천시는 순천만 인근에 있는 농경지를 습지 지역으로 변경해 보존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라며 “국회의원이 되면 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따라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돈이 흐르는 순천’을 강조하고 있는 구 후보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연계한 ‘에코형 테마마크’와 동물원을 건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순천만의 일몰. 출처=순천만 홈페이지

 


Q 2. 순천만까지 경전철 확장..습지 파괴 가능성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경전철 연장…시민들 의견따라 결정 ”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순천만 경전철은 2014년 개통된 이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이 문제임은 인식하면서도“연장을 요청하는 구간은 애초 건설 때에 환경파괴를 우려하여 건설되지 못했던 구간으로 경제적 논리만으로 진행할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순천시에 따르면 (적자가) 2015년 44억 원, 언론에 따르면 누적 적자가 100억 원 규모라고 한다. 경전철 연장에 따른 환경적 문제 등에 대한 순천시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의견 수렴 결과에 따른 경전철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 “경전철 확장, 환경도 살리고 수입도 늘리고”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는 “도심 속까지 스카이큐브가 연장되면 순천만정원과 인근 갈대밭 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유입된다”라며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스카이큐브 노선을 연장 건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적어도 한해 200만 명의 관광객이 순천 시내에서 머무르면 스카이큐브 적자논란도 해결될 수 있다”라며 “관광객을 늘려 상권에 변화를 가져오고, 순천만에 접근하는 자동차를 줄이면 습지의 복원정책도 탄력을 받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 “경전철 확대 절대 있을 수 없다”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순천만에 무인궤도형 소형경전철인 스카이큐브 노선을 람사르협약 국가 습지인 순천만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콘크리트 구조물이 습지를 향한다는 것은 순천만 보존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절대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늘에서 바라본 순천만. 출처=순천만 홈페이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다.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는 순천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으로 민선 4·5기 순천시장을 역임한 지역 정치인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온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행시와 사시를 합격 산업자원부 서기관과 광주지방법원 판사 등을 지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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