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붕괴되면 日 더 큰 위기, 日 기업 데이터 한국에 보관'

 

일본의 정보기술(IT)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국내 통신사인 KT와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소프트뱅크와 국내 최대의 통신사인 KT가 3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기업의 데이터관련 서비스를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했다. ‘KT·SB 데이터서비스’(가칭) 사업은 양측 최고경영자(CEO)의 신속한 판단과 동일본 대지진,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그에 따른 일본의 전력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번에 양사가 설립·제공하기로 한 데이터센터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최근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방대해지고, 해킹 등 내·외부 접근으로부터 보안을 지키는데 기술과 비용 문제가 제기되면서 급성장한 분야이다. 기업의 핵심 정보가 담겨있는 데이터들을 대신 저장하고 관리해서 안정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사업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일본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으로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핵심적인 정보가 담긴 데이터들을 외국의 데이터센터에 맡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대지진 직후 소프트뱅크 데이터센터에 서비스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일본 기업들이 재난 등 여러 가지 불안요소들로 인해 데이터 보호와 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정부가 원전 사고 후 터진 최악의 전력난으로 올 7월부터 전력 사용량을 15% 감축하라는 방침을 세워 기업들의 부담감을 더했다.

이와 같은 일본 기업계의 상황에서 대지진 당시 100억엔을 지원할 만큼 지진 피해 복구에 신경을 썼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전력 사용 비용이 일본의 절반도 되지 않는 한국을 일본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또 KT가 지난해부터 단순 통신사업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로의 전환을 꽤하면서 이미 소프트뱅크에 KT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설 이용을 제안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번 합작에 대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안정성이 높은 해외에서 데이터를 보관하길 원하는 일본 내 기업들이 많아 대상 지역을 선정하는데 신중을 기했다”며 “한국은 세계 최고의 IT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다 전력 사용 비용도 일본에 비해 저렴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결정하게 되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KT의 이석채 회장도 “이번 협력이 대지진 이후 전력난을 겼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아시아 데이터 허브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에 세워질 합작회사 ‘KT·SB 데이터서비스’(가칭)는 KT가 51%, 소프트뱅크가 49%의 지분을 소유한다. 합작회사의 데이터센터는 올해 10월까지 6000KW 규모로 경남 김해에 있는 KT 연수원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6000KW는 서버 1만 대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로 PC 약 70만 대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엔 이 데이터센터를 2만KW 규모로 증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업무용 PC프로그램을 KT의 공동 서버에 저장해 놓고 필요에 따라 꺼내 쓰는 데스크톱 가상화(VDI)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데이터센터의 기본 서비스는 7월부터 제공해 우선 소프트뱅크 직원 1만2000여 명의 PC를 지원하고, 앞으로 다른 기업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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