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오부터 청계천에서

웬만큼 유명한 가수나 아티스트가 아니라면 정식 공연장 공연은 언감생심 꿈꾸기 힘들다. 홍대 등 소규모 극장도 거리의 아티스트들에겐 대관 비용 등을 생각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이 공연 장소로 삼는 곳은 대학로 등 '거리'다.

하지만 이마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 거리 아티스트는 '거리에서 공연을 끝까지 마치는 것이 공연 성공'일 정도로 주변 상인들과 거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거리 공연은 특성상 앰프 등 음향장비가 쓰이기 때문에 어떤 이에게는 공연 소리가 소음이 될 수도 있어 지자체나 주민들에게도 예민한 문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서울시설공단이 청계천에 거리의 아티스트들이 마음껏 자신의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청계천 거리공연 모습 (출처=서울시)

 


11일 공단은 2016년 청계천 거리에서 공연할 아티스트를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을 12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청계천의 수변무대, 문화광장 등 10여 곳 공연장에서는 거리 아티스트들이 지속적으로 공연을 해왔지만 공연 수준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다.

서울거리아티스트 협동조합 관계자는 "거리공연자들이 원하는 것은 돈과 명예보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음 편히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무엇보다 소중해 이번 오디션에 수많은 거리 아티스트들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 오디션은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합장이 아닌 아티스트 60팀이 릴레이로 공연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12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이번 오디션은 사전 접수를 한 총 63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아티스트들은 서울거리아티스트 협동조합 관계자 등 심사위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40개 팀이 선발된다.

심사기준은 최소한의 공연 실력을 평가하고, 주변 상가나 직장인들이 민원이 없도록 소음 수준을 평가한다. 이에 민원이 많았던 색소폰 등의 악기는 오디션에서 제외됐다. 

이번 오디션에서 상위권에 선발된 아티스트들은 원하는 청계천 공연장에서 원하는 날짜에 공연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갖게 된다.

박관선 서울시설공단 문화체육본부장은 "이번 오디션을 통해 시민여러분들이 청계천에서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사랑받는 청계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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