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선 공주대 의료정보학 교수 "5:0으로 알파고가 이길 것"

최대선 공주대 의료정보학 교수

 

드디어!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열린다.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인간의 마지막 보루라는 바둑 게임의 결과를 모두 궁금해 하는 가운데, 필자도 최근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

JTBC 히든싱어는 가수 1명과 모창자 4명의 노랫소리만 듣고 누가 진짜 가수인지 맞추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필자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진짜 가수를 찾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람과 대결하는 컨테스트를 열었다.

공주대학생 지원자 24명과 컴퓨터의 대결 결과는 동률, 즉 사람 우승자와 컴퓨터가 똑같이 30회분 프로그램에 대해 18회의 가수를 맞췄다.

이 연구를 수행해 본 경험으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생각해본다.

인공지능은 크게 얼굴인식과 같이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을 계산하는 '패턴인식'과 바둑, 체스 게임같이 여러 경우의 수 중에서 최적을 찾는 '트리탐색' 2가지 분야가 있다.

패턴인식은 얼굴인식의 경우 페이스북이 97.5%로 인간의 96%를 이미 넘어섰다. 트리탐색은 컴퓨터가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으면 컴퓨터가 인간을 100% 이긴다.

하지만 바둑은 현존하는 모든 컴퓨터를 동원해도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없을 만큼 많기에, 그동안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게임으로 생각돼 왔다.

그런데 알파고는 패턴인식과 트리탐색을 둘 다 사용한다.

딥러닝을 이용한 패턴인식을 통해 기존 프로기사들의 대국 결과를 학습해 어떤 수가 이길 확률이 높은지 찾은 다음 확률이 높은 수들만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알파고의 실력은 패턴인식 부분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5개월 전 판후이 2단을 이길 때는 5단 정도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알파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인공지능의 학습 속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기록을 보면 이세돌 9단은 입단 후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4년 정도 걸렸다.

알파고도 인간과 대결을 시작한지 3년 정도 됐다. 그렇다면 비슷한 속도이고 알파고도 1~2년은 더 걸린다고 볼 수 있을까?

한편, 히든싱어 문제에서 아기가 태어나 엄마 목소리에 민감히 반응하는데 3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모창 구분 솔루션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데 1달 남짓 걸렸다. 역시 비슷한 걸까?

아니다, 진화와 학습을 구분해야 한다. 인간의 두뇌는 수백만 년간 진화해 현재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 구조에 데이터를 넣어 학습하는데 걸린 시간이 2년과 3주였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개발된 지난 수십 년이 진화에 해당하며, 진화는 연구하는 사람에 의해 이뤄져 왔다. 진화 아닌 학습 속도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 히든싱어 알고리즘이 1명의 가수를 학습하는데 걸린 시간은 1분 미만이었다.

만약 컴퓨터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다면, 즉 인간처럼 해결 방법과 구조를 발명해 스스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면, 컴퓨터의 진화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이뤄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알파고는 아직 스스로 진화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학습 속도는 무척 빠르다. 판후이 2단과 대결 전에는 알파고는 아마추어 기사들의 기보를 학습해서 프로기사를 이겼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두개의 알파고가 서로 대국하면서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 학습하고 있다고 한다.

스스로 수많은 대국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이세돌 9단의 장기인 창의적인 수와 변칙적인 수들도 어느 정도 학습되지 않았을까? 필자의 예상은 5:0 알파고의 승리다.

<최대선 교수 약력>
KAIST 전산학과 박사
(전) 현대정보기술 연구소 선임
(전) ETRI 사이버보안연구본부 인증기술연구실장
(현) 공주대학교 의료정보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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