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유엔군이 북한에 알려야 되는 이유는..


사상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KR)ㆍ독수리(FE) 한미 연합훈련이 지난 7일 시작된 가운데 유엔군이 판문점에서 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훈련 사실을 통보했다. 이번 '확성기' 통보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을 이유로 북한이 우리쪽과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데 따른 것이다.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면서 사령부 및 통신 요원 등을 훈련시키는 전투 지휘 훈련이고, 독수리연습은 실제 병력을 투입하는 야외기동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작전계획 5015'로 알려진 '선제 타격 개념'을 처음 적용시킨다. 

1970년대 이후에는 이른바 '북한 유사시' 전면전에 대비했던 이른바 작전계획 5027 한미 연합훈련이 대표적이었다. 작계 5027은 다분히 방어적인 전략으로 북한군이 남으로 내려왔을 때, 최대한 이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이번 작계 5015는 북이 대한민국에 핵을 떨어뜨렸을 때의 큰 위협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선제적이고도 예방적인 방어계획이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인 지난 1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북한은 남한과의 통신을 전면 차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남북간에 공식 연락수단이 확성기 밖에 없는 상태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확성기를 통해 훈련 시작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원래 연합훈련을 할 때 이 훈련이 연례적, 방어적 성격이다라는 것을 공지하기 위해서 상대국에 훈련을 공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작계 5015에 포함된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김정은 참수작전'이다. 

참수작전은 단순히 암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권한을 가진 김정은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리더십을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북한의 핵 체계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북한이 이번 훈련에 극렬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북한 국방위는 유엔의 확성기 공지 이후 성명을 통해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국방위 성명에서 "우리의 생존공간을 핵참화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전쟁 도발 광기에 전면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방송은 또한 이번 훈련에 대해 "지금까지 말로나마 연례적이고 평화적인 훈련이라며 정당화하던 합동군사훈련의 파렴치한 간판마저 쫄딱 벗어던졌다"며 "침략자들의 흉심이 드러난 이상 우리의 군사적 훈련은 불가피한 것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중국 대륙 코앞에 있는 한국에서 미군이 대규모 침투 훈련을 벌이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키리졸브(KR)ㆍ독수리(FE)훈련과 더불어 쌍용훈련도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쌍용훈련은 한미연합군이 상륙작전에 이어 적의 심장부까지 침투하는 훈련이다.


iamcenter@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