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공인한 최강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강력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가진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알파고의 인공지능 자율 학습능력 이른바 '머신 러닝'이 과연 어느정도까지 능력을 발휘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에서 '머리싸움'에서 바둑은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이 됐다. 지난 1997년 IBM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체스를 정복한 바 있고, 지난 2011년 같은 IBM에서 개발한 '왓슨'이 퀴즈쇼에서 인간 챔피언을 이미 꺾은 바 있다.

이번에도 인공지능 컴퓨터 분야 전문가들은 "대국에서 이세돌 선수가 한 번도 이기기 힘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승리에 손을 들어주는 이유로 알파고의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들었다. 

머신러닝 기술은 인공지능 연구 방법론 중 하나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을 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기존 명령을 수행하는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 마치 사람의 두뇌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알파고 역시 머신러닝 기술이 들어있다. 알파고의 개발 당시 바둑 실력은 아마추어보다 형편없었으나 여러 차례 바둑 대결을 거듭하면서 스스로 학습하게 되고 실력과 승률을 높여나가 결국 인간 바둑 챔피언에게 도전하는 단계까지 왔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10의 170 제곱에 이를 만큼 복잡해 아무리 슈퍼 컴퓨터라고 할지라도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없다. 알파고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대국을 하면서 보다 승률이 높았던 경우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그 결과 지난해 10월 초 중국 판 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또 세계에서 뛰어나다고 소문난 바둑 소프트웨어와 대국을 벌여 99.8%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재도 알파고는 승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하루 3만 번의 대국을 진행하고 있다. 사람이 1년에 1000번 바둑을 둔다고 가정할 때 30년 이상 걸릴 대국을 하루 만에 학습하고 있는 셈이다. 

추가로 아마추어 바둑 기사의 3000만 개의 바둑 기보를 학습했고, 프로 바둑 기사 기보도 모두 배우는 등의 보충 학습까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한 전문가는 "알파고는 역대 인공지능 프로그램들보다 한 단계 위의 버전"이라며 "감정도 없고 실수도 없는 알파고의 기력은 지금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알파고의 활약에 이전까지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했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몸이 달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정도로 알파고의 기세는 무섭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세돌 9단은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는 프로 3단 수준이라 이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는 프로기사들도 "프로라고 모두 같은 프로가 아니고, 프로가 되더라도 정상급이 되기까지 더어렵다"며 "이세돌이 이기는데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간과 기계의 역사적인 대결은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원)가 걸린 가운데,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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