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눈·비 뒤엔 황사 발생 확률 높아…지난 3년간 76.5% 눈·비 후 황사 발생

전날 봄을 알리듯 '가뭄에 단비'가 내렸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의외로' 낮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내몽골에서 기원한 황사가 덮치면서 서부권을 중심으로 6일 현재 '황사주의보' 발령된 상태다. 봄비는 왜 황사를 잡지 못했을까.

(자료사진)

 

이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초겨울부터 봄 사이에 황사가 발생할 경우 발생 1~2일 이전에 강한 눈이나 비가 올 확률이 높다.

이는 눈·비를 몰고 온 한랭전선에 황사가 동승하기 때문인데, 모래먼지가 주류인 황사는 눈이나 비보다 뒤에 위치한다.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황사를 씻어내리지 못하는 것.

송창근 예보센터장은 "강한 바람과 상승 기류가 있어야 황사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한랭전선"이라며 "대륙에서 우리나라로 넘어 온 한랭전선은 눈·비를 동반하기에 겨울철에 강한 비나 눈이 오고 난 뒤에 황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환경TV에서 입수한 예보센터 관측 결과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월~5월 사이에 수도권 지역에서 관측된 황사 발생 횟수는 모두 17회다. 2012~2013년에 3회, 2013~2014년에 4회 그리고 2014~지난해의 경우 10회가 발생했다.

이중 황사 발생 직전에 강한 눈 또는 비가 온 횟수는 13회다. 비율로 본다면 76.5%라는 높은 확률로 황사가 강한 눈·비를 뒤따랐다.

수도권 지역 황사 발생 전 강수사례. 출처=대기질통합예보센터

 

물론 눈·비가 온다고 다 황사가 오는 것은 아니다. 황사를 동반하는 눈·비는 동반하지 않는 눈·비와 원인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눈이나 비는 저기압을 통해서, 또는 한랭전선에 의해 발생한다. 저기압에 의한 눈·비는 바람도 적고 폭우나 폭설이라고 부를 정도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뿌리는 경우가 흔치 않다.

반면 황사가 따라올 가능성이 높은 한랭전선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강한 비 또는 눈이 오는 데다 돌풍도 동반하는 경우가 다수다. 즉 '질'의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왜 비나 눈이 온 뒤에 황사가 뒤따르는 '관계'가 형성될까. 그 이유는 한랭전선의 발생 원인이자 눈과 비를 형성하는 원인인 '상승 기류'의 강도 때문이다.

황사 발원지에서 한랭전선이 형성될 때 가장 강한 상승 기류를 띈 앞부분은 눈과 비를 내릴 능력을 지니지만, 그만큼 강하지 못한 한랭전선의 뒷부분은 땅으로 쏟아질 만큼의 눈·비를 포함하지 못한다.

대신 흙먼지 구름이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비가 온 다음에 황사가 찾아 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 센터장은 "강우나 폭설이 오고 나면 꼭 황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황사 발원지에서 오는 한랭전선의 경우 이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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