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드라마' 되나 기대만발…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번 더 해피엔딩' 응원

출처 = 한번 더 해피엔딩 홈페이지

 

그 시작은 창대했으나 점점 미미해지고 있는 드라마,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이다.

사실 종편 프로그램 ‘한 번 더 해피엔딩’과 제목이 같아 좀 실망스러웠지만, 드라마 ‘무정도시’로 눈길을 붙들고 ‘순정에 반하다’로 안방극장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정경호와 명랑 로맨틱 멜로의 대가 장나라가 주연을 맡았다기에 기대를 키웠다.

정경호와 장나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믿음에 ‘응답’했다. 4회까지는 기대 이상의 이상, 기대를 계속 키워도 될 만큼, 시청자 의견란에 있는 한 분의 말처럼 “내 인생의 드라마가 되나” 싶을 만큼 재미있었다. 한 번 더 행복을 꿈꾸는 이혼남녀들의 로맨틱 코미디는 미혼남녀들의 짝짓기를 소재로 한 로맨틱 멜로처럼 흔하지 않아 좋았고 도발적이고 유쾌한 에피소드 속에 자연스레 삶의 맛이 배어났다.

한미모(장나라 분)의 친구로 깨끗한 마스크에 담백한 연기로 순수한 멋이 빛나는 유다인, 상큼한 미모를 감추고 완벽하게 고동미가 된 유인나, 예상을 뛰어넘는 자연스런 감초연기를 펼치고 있는 서인영이 출연한 것도 반갑고 만족스러웠다. 정말이지 간만에 배꼽잡고 웃으며 흡족했다.

한번 더 해피엔딩 인물관계도, 사진=한번 더 해피엔딩 홈페이지 재편집

 

그.런.데! 5,6회부터 꾸물꾸물 맑은 ‘한번 더 해피엔딩’ 하늘에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잠깐 흔들릴 수 있지, 이 정도는 애정으로 기다려 줄 수 있어, 마음을 다스렸다. 7,8회에 이르러 허성희 작가와 권성창 연출이 인내심의 한계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극의 전개가 오락가락 헤매다 지루해졌다.

먼저, 모름지기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는 멋이 발산돼야 하고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빌자면, 송수혁(정경호 분)은 죽은 부인을 죽도록 못 잊는 망부석이었다가 초등 시절 첫사랑을 죽어도 못 잊은 순정남이 되었다. 어쨌든 한 번 마음에 담으면 못 잊으니까 캐릭터에 일관성이 있다고 ‘받아들여야’ 할까. 도통 설득이 되지 않는다. 물론 마음속에 한 사람만 품으라는 법 없고, 두 여자의 방도 가능한지 모르겠으나, 오랜 세월 공세를 퍼붓는 후배의 애정에 미동도 하지 않는 수혁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 앞에 친구도 우정도 버리는 모습 또한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장나라가 연기한 한미모는 더하다. 마찬가지로 시청자 고견을 빌자면, 연애 경험 10회에 결혼도 한 번 다녀온 여성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건지 수혁과 해준(권율 분) 사이에서 ‘어장관리’ 하느라 바쁜 건지 너무 ‘이기적’이다. 자기 마음도 모르는 동시에 자기 입장만 중요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자기감정만 앞세우니 시청자가 사랑하기에 벅차다.

거기다 기본 한 사람에 두세 사람이 ‘엮어 있는’ 복잡한 애정관계, 인생사도 지루함을 부추긴다. 한미모를 예로 들면 향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혁, 수혁에게 곧장 가기 민망해 투입시킨 해준, 미모와 해준의 결별 기재로 등장시킨 해준의 전처가 기본 4각 관계를 이룬다. 때문에, 등장인물도 많아지고 그들 하나하나의 사연을 대략이라도 풀다 보니 수혁과 미모의 본류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시청자 말씀대로, 이럴 거면 그냥 한미모와 송수혁의 알콩달콩 줄다리기로 ‘직선으로’ 푸는 게 나았다.

현재 시청자 의견란에는 암유발 드라마라며 어제(17일)부로 채널을 갈아타겠다는 의견들이 제법 많다. 제작진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시청자의 바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단 부수적 주변관계 서둘러 정리하고 송수혁과 한미모에게 집중할 것, 그 과정에서 수혁과 미로를 지질하거나 이기적 인물로 망가뜨리지 말 것, 번잡스런 3각 4각 관계에 목매지 말고 삶의 애환이 묻어나 깊이 있게 공감할 수 있는 백다정(유다인 분)과 김건학(김태훈 분) 부부 얘기의 분량을 늘리라는 주문이 중론이다.

한 명의 애시청자로서, ‘한번 더 해피엔딩’이 초심으로 돌아가 한 번 더 시청자를 행복하게 해서 “한 번 더 해피엔딩”하기를 바란다.

<환경TV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eco-tv.co.kr>

dunastar@eco-tv.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