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오는 15일 폐이식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 갖기로

지난해 4월, 정부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3월 첫 발표 이후 두 번째 조사 결과다.

당시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피해자는 530명이다. 이중 143명이 사망했다. 피해자의 약 27% 정도가 사망한 셈이다. 치사율로 표현할 수도 있는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의 치사율이 20% 안팎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더 '무서운' 수준이다.

게다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치료로 완치 가능한 메르스와 달리 한 번 피해를 입으면 고칠 수 없는 '비가역성' 피해다. 한 번 폐에 영향을 받으면 고칠 방법이 '폐이식'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폐이식을 받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다.

12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폐이식 수술을 받은 피해자는 14명뿐이다. 11명이던 숫자는 지난해 3명이 추가로 폐이식을 받으면서 좀 더 늘어 났다.

가장 최근 폐이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습.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그나마 회생 가능성이 있는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태부족'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까지 시행한 3차 피해 신고를 통해 신고한 이들은 752명에 달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피해 신고를 종결한 뒤인 지난달 한 달 동안만 환경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피해자는 200명이 넘는다. 실질적으로 1,000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있는 셈이다.

사망자를 차치하더라도 800명 정도인 피해자들의 구제책은 폐이식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대안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공식화한 2011년 이후 4년간 14명밖에 되지 않는 폐이식 사례가 초라해 보이는 이유다.

폐이식을 했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그들에게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오는 15일 서울 대학로 소재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서 폐이식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폐이식 피해자 실태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참상을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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