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시계방향으로), 정몽준, 조희연, 박광온 출처=아리랑TV홈페이지, 정몽준·조희연·박광온 페이스북

 

딸의 SNS 때문에 초호화 출장 사실이 드러난 아리랑TV 방석호(58) 사장이 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방 사장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자식 때문에 위기를 맞이한 '자식이 웬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아들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이 아버지에게 보낸 SNS 메시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방 사장이 미국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고 거액의 경비를 지출했다는 의혹이 지난 1일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방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에 기조연설을 했던 지난해 9월 중계를 명목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아리랑TV가 기조연설을 생중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장을 떠난 방 사장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뉴욕 중심가의 캐비어 전문점에서 113만 원어치 식사를 했다. 또 최고급 차량을 빌리고,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쓴 뒤 허위로 지출 결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방 사장의 흥청망청한 '황제 출장'은 방 사장의 딸이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 딸"이라는 설명과 방 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 기관의 장이 해외 출장 중에 부적절한 출장 경비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방 사장은 문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출처=방석호 딸 인스타그램(왼쪽), 정몽준 아들 페이스북

 


자식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을 경험한 것은 방 사장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몽준 당시 후보의 아들 예선 군은 페이스북에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다”라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남겼다.

예선 군의 ‘국민 미개’ 발언은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고, 정몽준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차갑게 돌아선 여론을 돌릴 순 없었다.

출처=다음 아고라(왼쪽), 박광온 딸 트위터

 


자식이 올린 SNS 글 때문에 곤욕을 치른 아버지가 있지만 자식의 덕을 톡톡히 본 아버지도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정몽준이 아들이 SNS에 올린 글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당시 서울 교육감에 출마한 조희연은 차남 성훈 군 덕에 웃었다. 성훈 군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아버지를 뽑아달라”고 호소한 글이 급물살을 타고 확산돼 조희연의 인지도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의원도 딸도 아버지의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 박광온의 딸은 7.30 재보궐선거 앞두고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라는 계정(@snsrohyodo)을 만들었다. 당시 박 의원의 딸은 스스로를 ‘랜선 효녀’라고 지칭하며, 재기 발랄한 글을 SNS에 올려 아버지의 선거를 도왔다.

방석호와 정몽준 그리고 조희연과 박광온. 자식들의 SNS 때문에 울고 웃었던 이들의 이야기가 네티즌 사이에서 되새김질 되고 있는 가운데 문체부는 “방 사장의 ‘호화출장’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했다”며 “언론 보도 내용을 포함해 아리랑TV 해외 출장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bakjunyoung@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