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봉사로 살아난 태안국립공원
반면, 태안 피해주민 8년째 '울상'

출처=유튜브 동영상 캡처

 


충남 태안 해안에 2007년 발생한 기름유출 오염사고 이후, 그간의 환경 복원 노력이 국제사회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보호지역 카테고리 'Ⅴ(육상/해상 경관보호지역)'에서 'Ⅱ(국립공원)'로 변경됐다고 31일 밝혔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세계 보호지역을 Ⅰ~Ⅵ 등 6개 유형으로 분류한다. 유엔환경계획 생물다양성협약에서는 이 분류 체계를 국제 기준으로 채택했다.

이같은 자연 복원에는 8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긴 세월이 소요된 셈이다.

2007년 12월7일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5마일 해상에서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과 홍콩 선적 유조선인 허베이스피릿호(河北精神號)가 충돌해 원유 1만 2547㎘(7만 8919배럴)가 바다로 흘렀다. 이 사고는 국내 최악의 유류 오염사고로 기록됐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던 인천대교 공사를 마친 후 삼성중공업 소속 삼성 1호 크레인 부선(동력이 없는 배)을 예인선이 경남 거제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와이어가 끊어져 바다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와 충돌한 것이 사고 경위다.

당시 발빠른 초기 대응 실패와 심한 파도가 원인이 돼 오일 펜스를 넘어 기름이 유출됐고, 파손 유조선은 이틀이 걸려 겨우 구멍을 막았다. 사고 발생 나흘째인 12월10일 태안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후 각 방송사는 타르 덩어리로 날지 못하는 새를 영상에 담아 실태를 방송했고, 후원 성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사고 소식을 접한 200만여 명의 봉사자가 흰 비닐가운을 입고 온몸에 기름을 묻혀가며 전국적인 생태살리기 운동으로 번져갔다.

특히 당시 주말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으로 차량 행렬이 이어져, 정체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오염도가 심한 곳은 삽 등의 장비를 이용하고, 흡착포 등으로 해안가 기름들을 닦아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태안은 피해지역에서 점차 국립공원으로서의 가치를 되찾게 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태안해안국립공원 카테고리 II 인증서.출처=환경부

 

하지만 되찾지 못한 것도 있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 태안주민 생계는 도돌이표다.

지역민에 따르면, 생계수단인 수산물 판매는 사고 이전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2007년 사고 이전 2000만명을 육박하던 관광객도 1/4 토막이 나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민 보상판결도 지난 12일 법원에서 대부분 확정됐다. 결과는 주민들이 주장한 피해규모의 1/10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유류 오염사고와 관련해 개별채권 12만7000여건 중 1~3심 소송으로 11만7428건인 92%가 종결됐고, 나머지는 1심 재판 중이거나 취하됐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배상과 보상액으로 전체 3조 2941억 원을 제시했으나, 돌아온 것은 3559억 원인 11%뿐. 증빙자료 부족 등의 사유로 극히 일부만 인정받은 것에 주민들은 울분을 삼켜야 했다.

아직도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주민들은 빨라야 내년말쯤 보상이 결정될 전망이어서, 기다림에 지쳐가는 상황이다.

출처=JTBC 방송화면 캡처 활용(태안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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