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

한국의 얘기가 아니다. 옆나라 중국 얘기다. 최근 중국의 한 결혼전문회사 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의 72%가 이같이 답했다. 10명 중 7명꼴이다.

왜 이같은 여론이 형성된 걸까. 비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정없이' 오른 중국의 집값에 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예로 들자면 2014년 기준 80㎡(24평) 아파트의 가격은 한화로 약 5억 원 초반대에 달한다.

중국전통혼례재현. 출처=유투브 영상 캡처

 

베이징대학을 졸업한 이들의 평균 초임 월급은 56만 원이다. 이를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베이징에서 작은 집 한 채 사는 데 한 푼도 안 쓰더라도 약 74년여가 걸린다. 말 그대로 '포기'할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신조어도 등장했다. '훈부치(婚不起)'란 신조어는 '결혼 포기자'를 뜻한다. 이들은 10㎡(3평) 안팎의 단칸방에서 월세 3000위안(약 54만 원)을 내며 결혼을 꿈만 꾸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남녀모두 만혼 추세다. 미혼 젊은층에게 집장만·결혼비용·미취업 등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처럼 신조어도 지난 한 해를 강타했다. '3포세대, 헬조선' 등의 신조어들이다.

출처=통계청

 

그나마 나은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베이징보다는 상대적으로 싼 편이라는 점 정도다.

결혼비용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주택비용은 지난해 한 결혼전문업체의 조사결과 평균 1억 6835만 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억 원, 강원·충청 각 1억 6000만 원 수준이다. '사는 것'은 아니다.

반면 통계청의 2013년 통계를 보면 대졸 초임의 평균 연봉은 2300여만 원이다. 월급으로 치자면 약 183만 원, 중국의 3배는 넘는다. 그래도 주거가 가능한 수준 정도다.

그렇다고 결혼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주택 비용 마련과 대출금은 여전히 부담이다. 서울연구원은 2014년 국토교통부의 신혼부부 주거조사를 분석한 결과 결혼 5년 미만 서울 부부 3쌍 중 1쌍이 맞벌이를 하는 이유로 주택비용 마련 및 주택 대출금 상환을 꼽았다.

국토부는 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행복주택' 공급물량은 사업승인 기준 3만 8000호, 입주자 공고 기준 1만 824건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난해보다 약 1만 가구 많은 물량으로 대상 지역도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행복 주택이 공급 예정인 전용 36㎡(11평)형은 방이 1개다. 육아 대책까지는 가져가지 못한 '미봉책'이란 지적이 있는 이유다.

출처=유투브 방송 캡처(YTN 뉴스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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