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37일 정도 더 빨리 개화해…더운 겨울 영향

복(福)과 장수(壽)의 바람을 담고 봄을 부르는 꽃이 있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지닌 '복수초'다.

매년 2월 노란빛으로 개화하며 봄을 부르는 복수초가 올해는 한 달이나 빠른 1월 초에 개화했다. 지난해 말 18년 만에 찾아 온 태평양의 해수 온난화 현상, '슈퍼 엘니뇨' 탓으로 더워진 겨울 때문이다.

1월에 핀 복수초. 출처=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 홍릉숲에서 복수초의 개화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1월 개화는 산림과학원이 복수초를 관찰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복수초는 평균적으로 매년 2월 11일 전후로 핀다. 복수초는 일반적으로 개화 전 20일간 한낮 기온 등 0도 이상의 누적온도가 평균 18.5도 이상되는 시점에 꽃망울을 틔우는데, 이 조건이 갖춰지려면 보통 2월은 돼야 했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하지만 올 겨울은 이미 지난 6일까지 일평균 누적 온도가 31.5도에 달했다. 그만큼 상온이었던 시간이 많았다는 얘기다. 덕분에 봄을 부르는 복수초도 평년보다 37일 정도 더 빨리 폈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슈퍼 엘니뇨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기온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2도 높았다"며 "여기에 잦은 강수까지 겹치면서 복수초 개화가 빨라졌다"고 봤다.

시간대별 복수초 개화 모습. 출처=국립산림과학원

 

이번 달 역시 이날 현재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1도 내외로 높은 상태다. 산림과학원은 향후 낮 시간대에 영상의 날씨가 이어진다면 낙엽 아래 꽃눈들까지 지속적으로 피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의 김선희 박사는 "복수초는 일출과 함께 꽃잎을 점차 펼치기 때문에 활짝 핀 복수초를 감상하려면 오전 11시부터가 가장 좋다"며 "복수초 씨앗이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데까지 6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기하다고 함부로 꺾거나 캐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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