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모두가 한마음이면 커다란 화합 이룰 수 있어"

조환익 한전 사장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동양 오경 중 으뜸이라 불리는 '주역(周易)'에 보면 '보합대화(保合大和)'라는 표현이 나온다. 쉽게 뜻풀이를 하자면 모두가 한 마음을 가지면 커다란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27일, 이 사자성어를 내년 화두로 던진 이는 바로 우리나라 전력 수급을 총괄하는 에너지 회사인 한국전력의 수장 조환익 사장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파리 합의문'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라는 견지다.

파리 합의문은 2020년 이후 전세계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매 5년마다 더욱 강화된 감축 목표를 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따라 각국은 올해까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한 목표 만큼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향후 조금이라도 더 줄여 나가야만 한다.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막기 위한 선택이다.

문제는 이러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사용 비중을 집중적으로 줄여야만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 중 43%가량은 석탄 화력 발전이 차지한다. 거의 절반에 가깝다. 이를 줄이는 게 필요한데, 그 고민의 중심에는 전력 수급을 책임지는 한전이 있다.

결국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려가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되는 셈이다. 에너지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들지만 실행은 당장 한전과 발전 자회사의 몫이다. 조 사장이 '한 마음'을 절실하게 강조한 이유로도 풀이되는 부분이다.

조 사장은 "파리기후변화 협약 체결 이후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며 "118년 한전의 '업(業)'의 개념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절박함은 취임 이후 조 사장이 내놓은 각 해의 화두를 봐도 능히 짐작 가능하다.

조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12년에 2013년의 신년 회두로 대내외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을 내걸었다. 이명박 정부 말미에 해외자원개발로 발생한 빚을 떠안고 있던 한전에 들어오고 난 이후 꺼낸 화두다.

2014년 신년 화두도 해외자원개발로 인한 부채와 무관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뜻의 '집사광익(思廣益)'을 내걸었다.

올해의 신년 화두로는 날이 갈수록 새로워진다는 뜻의 '일신월이(日新月異)'를 낙점했다. 지난해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한전의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내걸었던 신년의 '장밋빛 목표'는 그러나 신기후체제의 서막을 알리는 파리 합의문 도출과 함께 먹구름이 꼈다. 국제 환경단체는 신기후체제를 "화석 연료의 종언"이라고까지 표현한다.

그만큼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한전 입장에서는 안팎으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책을 만드는 상위 기관인 산자부는 오히려 석탄화력발전을 2029년까지 더 늘리겠다고 한다.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조 사장은 "협력과 화합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새로운 공유경제 생태계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