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환경TV뉴스] 'Don't buy this jacket'. 얼핏 보이콧 시위 문구 같은 이 글귀는 다름 아닌 기업이 자사의 상품을 구매하지 말라는 뜻의 문구이다.

미국 등산의류 전문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사는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때 제품 판매에 폭발적인 열을 올리는 다른 기업들과는 사뭇 상반되는 캠페인을 벌였다.

심지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실제로 가게 문을 닫기까지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세일 기간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소비에 따른 환경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런 친환경경영의 철학은 존중할 만하지만 '과연 이런 경영철학이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에 미국 아웃도어 분야 매출 2위를 달리고 있는 파타고니아 대표는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과 수익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생하는 개념'이라고 답했다.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 되고 있는 현시대에 환경과 경제가 더 이상 양자택일의 문제가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환경을 고려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환경 기업 경영이 사업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친환경 기업 경영은 마당도 쓸고 떨어진 돈도 찾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친환경 건설자재를 사용하는 에코인테리어 업체들의 지난해 연 평균 매출이 전년대비 11%나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 비염 등의 원인이 되는 유해화학물질 발생을 줄여 국민의 직접적인 보건안전에 기여하면서도 업체의 매출 증대까지 함께 잡은 것이다.
 
국내 병원들도 친환경경영의 효과에 주목하고, 동참하고 있다.

2013년 환경경영 확산 협약을 맺은 국내 병원 10곳은 2013~2014년 총 18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환경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의료 공간을 조성하며, 병원 폐기물과 유해물질 등의 발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반영된 것이다.

이와 같이 친환경 경영을 통해 에너지 절감으로 환경도 지키면서 비용도 절약하는 프레임이 더욱 많은 영리기관에게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의 세계적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는 2005년에 환경과 경제를 뜻하는 'ECO'와 상상의 'Imagination'이 합성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라는 혁신적인 경영 시책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10년 동안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2004년 대비 온실가스를 30% 이상 절감하고, 물 사용량은 40% 이상 감축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친환경 혁신 기술 개발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각 산업 분야의 다른 선두 기업들과 협정을 맺으며 세계의 환경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반장의 역할을 돈독히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친환경경영은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 일석사조인 셈이다.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실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기업의 문화도 환경과 함께 멀리 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보면, 낮은 원가로 이윤만 챙기면 된다. 하지만 길게 큰 그림을 그리려면 환경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파격 세일이라는 함정에 빠져 불필요한 지출을 견제한 파타고니아의 모든 제품 안에는 옷 수선키트가 들어가 있다. 약간의 흠집이나 고장에도 자주 물건을 바꾸는 요즘 '패스트패션'의 추세에 맞서, 사소한 수선은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을 실천해야 하고, 친환경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환경을 생각하는 패러다임 전환에서 시작된다.

<김용주 원장 약력>
-영국 뉴캐슬대학교 환경경제학 박사
-전(前) 서울디지털대학교 부총장/경영학과 교수
-현(現) 유엔 환경계획(UNEP) 지속가능소비생산(SCP) 이사/아시아태평양지역 공동대표
-현(現)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geenie4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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