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미 대구한의대 교수

 

[환경TV뉴스] 스포츠가 환경을 파괴한다. 21세기의 화두는 환경이다. 스포츠도 환경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포츠는 인간의 건강과 도전 욕구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즐기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는 이기적이다. 인간 중심적이다. 스포츠도 환경을 파괴한다. 인류가 스포츠에 매진할수록 환경은 파괴됐다. 한때 유행했던 웰빙(Well-Being) 스포츠는 개인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 유행이 가져온 나비효과는 환경에 얼마나 큰 파장이었을까?

에코(Eco) 스포츠의 시대가 오고 있다. 고대문명에서부터 산업 혁명에 이르기까지 스포츠는 자연환경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환경에 익숙했고 자연변화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도 가졌다. 자연의 정복이 아니라 조화였다.

현대 스포츠는 점차 자연과 유리된 인공적 환경에서 행해지고 있다. 현대 스포츠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 공간의 확보는 필연적으로 환경파괴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형경기장이나 골프장 등이 그 예이다. 이는 정치, 경제적인 상업주의의 영향과도 연관성을 가진다. 스포츠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단지 공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의 건강은 생태계의 상태와 분리된 것이 아니다. 건강한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은 스포츠를 떠나 인류의 당연한 과제이다. 오염된 환경 속에서 스포츠를 통한 개인의 건강을 도모할 수는 없다. 사람들이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는 스포츠와 환경을 함께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건강과 욕구충족, 스트레스 해소의 이유로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스포츠를 하염없이 즐기고 있었다. 스포츠를 통해서 더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서다.

인류는 자연을 정복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자연을 정복하는 길만이 스포츠의 발전으로 여겨져 왔다. 자연을 헤집고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자연친화적 스포츠라는 영광스런 지위가 주어졌으나, 이제는 인간이 다가갈수록 자연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스포츠와 자연의 갈등은 스포츠가 성공할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갈등 양상이 지역적인 문제에서 전 지구적인 문제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인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급기야 국제스포츠기구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95년부터 스포츠환경분과위원회를 만들어 환경 보호 운동에 참여해오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도 월드컵 경기를 친환경적으로 치르기 위한 '그린 골(Green Goal)'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스포츠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이제 경기장 건설과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단적인 예로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는 '녹색 경기장(Green Stadium)'을 지향하며 지난해 본부석 지붕 위에 28개의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였으며, 미국 풋볼리그 명문 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홈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풍력발전을 통해 얻고 있다.

스포츠의 대표적인 브랜드 나이키는 '친환경'을 핵심가치로 채택하여, 올림픽 표어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더 친환경적'이라는 새 구호를 내새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에코스포츠는 더 이상의 환경개발도, 보존도 아닌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스포츠로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스포츠를 즐기는 데 있어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어울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국가에게, 전 세계에 진정한 건강을 가져다 줄 것이다.

<김명미 교수 약력>

-현) 대구한의대학교 실버스포츠학과 교수
-대구시발전협의회 위원
-대구,경북 한뿌리상생위원회 위원
-대구시 체육위원회 자문위원
-대구시 장애인체육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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