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환경TV뉴스] 올해 원자력계에는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 결정,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타결,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 등 굵직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 

최근에는 정부가 사용후핵연료의 안전관리를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어,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이 올해 원자력계의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원전도입 37년이 지났고, 최초의 원전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가 결정된 시점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은 시각을 다투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임시저장하고 있는 원전의 보관시설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상태에 도달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보관시설을 확보하는 일은 머지않아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준비를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원전가동을 중지해야 할 정도로 그 심각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지하연구소(URL)와 처분전보관시설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을 바탕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기본 계획 수립과 더불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랫동안 입법부에 몸담아온 필자로서는 이 특별법에 사용후핵연료의 관리주체와 재원 확보방안, 기술개발 등 주요한 골자들이 충실하게 담겨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추진하는데 주춧돌이 돼야만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이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문제는 정치적, 지역적 이해관계를 떠나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면서 철저히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사용후핵연료의 독성과 부피를 대폭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처분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안전성을 이해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을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이라 새롭게 규정하며 원자력 R&D 분야에 연간 9억 달러를 지원해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중국도 매년 6~8기의 원전을 신규 건설해 2030년경이면 110기 이상의 원전을 보유한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으로 등극한다는 계획이다. 

신흥 경제 강국으로 부상 중인 인도도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원전 7기를 신규 건설하고, 확정단계 18기, 건설 계획중인 39기 등 원자력 이용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도 금년에 센다이원전 1,2호기가 각각 재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2016년에 5기의 원자로가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후쿠시마 사고의 후유증을 서서히 극복하고,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문제를 견인해나가는 화석연료의 유력한 대안은 원자력이라는 인식이 다시금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원자력계가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 해결에 연구역량을 집중해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의 돌파구를 찾는다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물론, 세계 원자력기술을 선도해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호성 이사장 약력>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수료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현(現)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geenie4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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