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험생이 지난해 수능 당일 오전 경찰관이 모는 긴급수송지원 오토바이를 타고 수능시험장으로 향하는 모습.

 


[환경TV뉴스]정택민 기자 =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2일 전국의 지정된 고시장에서 시행된다.

수능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사에 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능 당일의 날씨다. 이와 관련 수능날은 다른 날보다 유독 더 춥다는 인식이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다. 이른바 '수능한파'다. 이 단어는 원래 '입시한파'(入試寒波)라고 불렸다. 입시한파라는 단어가 등장한 건 오래됐다.

동국대학교 교내신문 1967년 12월4일자를 보면 입시한파에 대해 '입시기간이 닥쳐오면 혹독한 추위가 밀려들곤 해서 생겨난 신조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미 60년대부터 입시한파라는 단어가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다만 1960년대 이전 언론 기사에서도 입학시험과 관련해 추운 날씨를 언급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특히 입시 시험이 특히 겨울인 12월에 시행됐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추위에 떨며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험을 보는 날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평소보다 더 추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따뜻할 때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3년 11월16일(1994학년도 2차)의 전국 평균기온은 12.3도였다. 11월 평균 기온(7.6도)과 비교하면 4.7도나 높다.

1994년~1999년까지 90년대 중후반엔 매년 수능날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낮았다. 이때문에 수능한파 라는 조어가 생겨났고 그대로 굳어졌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2001년과 2006년, 2010년, 2014년 등 4~5년에 한 번 꼴로 평균 기온보다 춥긴 했지만 평균 기온과 비슷하거나 평균 기온을 웃도는 날들이 더 많아졌다.

평균 기온이 지난 수십년 동안의 기온을 평균낸 것이니만큼 2000년대 이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역대 수능날 중 가장 추웠던 때는 1998년 11월18일 수능날로 전국 평균 영하 3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월부터 겨울에 접어들면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시기가 있다"면서 "그 추운 시기와 수능날이 간혹 겹치면서 '수능날이 유독 춥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역대 수능 중 가장 따뜻했던 때는 언제일까? 최초의 수능날인 1993년 8월20일(1994학년도 1차)이다. 역대 수능 중 유일하게 여름에 시행된 수능으로 평균기온은 22.9도였다.

원래 수능은 8월과 11월 등 두 번을 본 뒤, 수험생이 자기에게 유리한 한 개의 성적만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1차와 2차 간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이후부터 한 번만 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편 올해 수능 예비소집일인 11일과 당일인 12일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2~5도가량 높은 수준으로 수능한파가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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