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성 에너지기술평가원 前 원장

안남성 에너지기술평가원 前 원장

 

최근 언론에서는 박근혜 정부 이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어나던 정부 연구 개발 투자가 작년보다 줄어들게 되면서 이를 굉장히 충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연구 개발 투자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율이 1위라는 점을 강조해 왔고 맥킨지를 비롯한 많은 분석 기관들도 높은 연구개발 투자비를 한국의 가장 큰 국가 경쟁력으로 발표를 해왔다. 

또 2014년도 제조업 분야 매출이 건국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국가 연구개발 투자 감소와 연계해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큰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이미 국가 연구 개발 사업에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한데 비해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과 함께 투자 확대보다 기존 문제점을 찾아 효율화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연구 기관들의 분석도 정부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연구 개발 투자의 투자 효율성이 미국이나 일본,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30%~50% 수준인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가 연구 개발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 수요의 변화에 따르는 투자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해외 투자 설명회 활성화와 국내외 엔젤 및 벤처 캐피탈의 교류 확대와 같은 국내 연구 개발 투자 사업에 대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해외 투자를 이끌어내는 국가 연구 개발 사업의 국제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을 했다.  

이처럼 연구 개발 투자가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선진국에 비해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가 낮은 것은 국내의 기술의 스탁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연구 인력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는 아무리 투자를 늘려도 그 성과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경영학에서는 '성장과 저투자'라는 원형의 틀로 설명을 하고 있다. 

즉 국가 연구 개발 투자는 투자액이 증가하면서 많은 결과물들이 산출되고 이는 다시 시장에서 매출을 증가시켜 다시 투자를 증가시키는 선순환을 기대하지만 연구원들의 연구비가 증가하면서 연구원의 능력이나 기술 스탁 부족으로 연구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의 부족으로 성과 있는 연구 결과를 오히려 내지 못하게 되면서 연구 개발 투자를 감소시키는 역작용으로 인해 투자 증가가 멈칫하면서 이번처럼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감소시키게 된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연구원의 질과 기술의 스탁에 의해 결정되는 연구 생산성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연구비가 투자돼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은 투자 감소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연구원의 질을 높이고 기술의 스탁을 제고하는 방안은 개방형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국제협력을 강화해 연구의 생산성을 하루빨리 올려야 한다. 기존의 연구 개발 이론은 기초연구를 다루는 보아의 영역에서 생성된 결과물을 이용해 응용 연구분야인 파스퇴르 영역을 거쳐 사업화를 이루는 에디슨 영역으로 가는 연구 개발 사이클로 설명을 했다. 

그러나 디지털 디자인, 양자 컴퓨팅 기술, 나노 기술, 3D 프린팅, 사물 인터넷이나 빅데이터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이제는 기초 연구인 보아의 영역에서 바로 사업화되는 에디슨 영역으로 이동해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최근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지는 연구 개발의 빅뱅 파괴(Big Bang Disruption)이론을 소개하면서 지금까지의 연구 개발 주기 이론과는 아주 다르게 연구 개발 결과가 시장에 순식간에 SNS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진입을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구개발투자도 이러한 기술의 변화를 고려해서 추진이 돼야 한다고 강조를 하고 있다. 

우리 국가 연구 개발 사업도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서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국제 협력을 잘 추진하면 연구의 생산성을 높여 연구 개발 투자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안남성 前 원장 약력>
-MIT 원자력공학과 박사
-에너지기술평가원 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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