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日 방사능 폐기물 위조서류로 들여와
SK케미칼, 日 방사능 폐기물 위조서류로 들여와
  • 신준섭 기자
  • 승인 2015.10.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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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의원, 폐기물 위조서류로 들여오지만 환경부 '몰라'

#지난해 2월7일, SK케미칼은 일본산 폐기물의 수입 허가를 위해 두 장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첨부한 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방사능 노출 우려가 있는 일본산 폐기물이니만큼 방사능이 있는 지 없는 지를 확인한 증명서다. 소위 '방사능 비오염 증명서'를 제출한 것.

SK케미칼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원료공급업체인 'K-LABORATORY'로부터 수입하려는 폐식용유를 용기에 담아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폐식용유를 담기 전의 빈 용기도 수치를 측정해 비교했다.

한 마디로 '방사능 프리' 폐기물임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환경부는 수입을 허가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SK케미칼이 지난해 4월29일 대표자가 바뀌는 바람에 다시 제출한 수입 서류에도 완벽하게 '동일한' 각도의 사진 2장이 증명 자료로 환경부에 제출됐다. 같은 사진을 갖다 썼다는 의혹이 일 정도다.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SK케미칼에서 지난해 6월30일 수입량을 변경하기 위해 재제출한 수입 허가 요청서에도 똑같은 2장의 사진이 등장한다. 양이 달라졌는데도 지난 2월 환경부의 허가를 통과한 사진을 그대로 돌려 쓴 것이다.

SK케미칼 측에 따르면 수입 신고한 폐기물들은 수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 들어 왔다. 석탄재와 달리 하역항에서 방사능 농도 검사도 안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양이 바뀌면서 들어 온 폐식용유에 방사능이 있었는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그대로 넘어갔다. '불법' 협의를 두 눈 뜨고 놓친 셈이다.

이에대해 SK케미칼 측은 "수입 물품 자체가 최초 신고 시와 변동된 바 없으므로 동일한 수입물품 사진이 사용됐을 뿐이다"라며 "양은 바꼈지만 법적으로 1번만 내면 되니 불법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해명했다.

SK케미칼이 지난해 2월과 4월, 6월 환경부에 제출한 동일한 방사능 검사 결과 사진. 출처=장하나 의원실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일본산 폐기물들이 불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데도 환경부가 이를 제대로 점검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업체들은 방사능 비오염 증명서를 수입 때마다 '재활용'하고, 심지어는 업체들 간에 증명서를 돌려쓰기까지 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몰랐다.

게다가 해당 기업들 중에는 앞서 사례로 든 SK케미칼을 비롯해 동양시멘트나 쌍용양회 등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기업들도 다수였다. 위·변조를 자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며 방사능 오염 우려 폐기물의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적 서류까지 '재활용' 한 대기업들
위·변조 중죄 저질렀는데 환경부는 알지도 못해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2011~2014년 폐기물 수입 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일본산 '석탄재' '폐타이어' '폐섬유' 등의 폐기물 수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

2011년 우리나라에 들어 온 전체 폐기물 중 일본산은 73.5%였다. 하지만 3년 후인 2014년, 일본산 폐기물은 전체의 80.3%로 늘었다. 해당 폐기물의 경우 방사능 노출 우려가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래서 만든 제도가 '방사능 비오염 증명서'다.

일본산 폐기물을 수입하고자 하는 업체는 방사선 성적서나 간이 측정 결과를 환경부에 통보해야만 수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간이 측정의 경우 측정 날짜와 측정 결과, 폐기물 종류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첨부하게끔 규정했다. 간이 방사능 측정 장비와 사진기 하나만 있으면 되는, 그리 어려운 시험도 아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기업들은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보고서를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케미칼처럼 첨부 사진을 '재활용'한 사례도 있고 서로 다른 수입 신고에 증명서를 '재활용'한 주은폴리머와 같은 업체도 있었다.

더욱 가관인 건 업체들끼리 증명서나 첨부 사진을 '돌려 쓰기'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만 354억원을 받고 일본산 석탄재를 한국으로 들여 온 시멘트 업체들이 대표적 사례다.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는 각각 지난해 12월 23일과 29일 일본산 석탄재 수입분을 신고했다. 양 업체는 각기 따로 방사능 비오염 증명서를 내놨지만 증명 사진은 동일했다. 

'돌려쓰기'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이를 돌려쓰기한 주체가 시멘트 업체들인지, 일본의 수출업체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허가를 내 주는 주체인 환경부는 이를 모른 채 허가했다.

동양시멘트(좌)와 쌍용양회(우)에서 각각 제출한 사진 자료. 회사는 다르지만 동일한 사진이 제출됐다. 출처=장하나 의원실

 

장 의원은 "방사능 노출 우려가 큰 일본산 폐기물 반입이 수입신고 기준 전체의 80%를 초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의 방사능 감시체계는 현저히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환노위 국감 현장에서 장 의원은 이 문제를 윤성규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했으나 윤 장관은 해당 내역을 정확히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방사능 오염 폐기물이 들어왔는 지 여부조차 제대로 몰랐다는 얘기다.


수입품에 대한 사후 검사도 '허술'
일본산 방사능 폐기물 폭격에 손 놓은 환경부
환경부는 우리나라로 수입된 일본산 폐기물의 사후 조사에도 인색했다. 자료를 보면 환경부 유역·지방청들마다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후 샘플 조사는 미흡한 수준이다.

사례를 보면 대구지방환경의 경우 올해 1분기 점검률은 불과 8% 정도다. 13개 수입업체 중 1곳을 점검했다.

낙동강유역환경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26곳 중 3곳의 업체를 점검했다. 1분기 당 1.5개 업체 정도를 검사한다는 얘기다.

방사능 측정은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정도만 있어도 가능하다. 그런 일을 대구청이나 낙동강청 모두 세 달에 한 곳씩 정도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수입허가는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위조된 '방사능 프리' 증명서에 허술하게 대응하는데다 사후 관리까지 허술하다. 방사능에서 안전한 폐기물만 들어오는 지,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장하나 의원은 "환경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방사능 증명서를 위·변조한 수입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을 즉각 해야 한다"며 "일본산 폐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기준 마련과 상시 감시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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