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찾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옆 보조 경기장. 축구 시설과 육상 시설이 함께 있다.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지난 3일 오후 2시40분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옆 보조 경기장은 텅 빈 채 남겨져 있었다. 잔디는 푸르른 모습으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경기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주말이지만 약 1시간여를 지켜 봐도 일반 시민들의 이용은 없었다. 주말이면 인근 미니 축구장까지 북적대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대조적이다.

해당 시설의 이용료는 공휴일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 당 6만원이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이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함께 관리하고 있는 삼산월드체육관의 축구장의 같은 시간대 이용료가 시간 당 7만원꼴임을 감안하면 싼 편이다.

그럼에도 왜 이용객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까. 이는 접근성과 무관하지 않다. 7호선 삼산체육관역과 곧바로 연결된 삼산월드체육관과 달리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에는 지하철역을 찾아 볼 수 없다.

해당 시설과 관련, 시설공단 관계자는 "시민들이 잘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산한 모습은 아시아드 주경기장 옆으로 널찍이 펼쳐진 공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가 열린 지 딱 1년이 지났지만, 지난해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아시아의 인파들이 몰려들었던 곳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휑한 모습이다.

인천시가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조성하는 데 들어간 건설비만도 4700억원이다. 대회를 치르면서 인천시가 떠 안은 1조여원의 빚 중에는 이 건설비도 포함돼 있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간만큼 시민들의 활발한 이용이 필요하지만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공원을 따라 걷는 이들조차 드문 드문이다. 공원 내 '오디 정원'이나 '춤으로 정원'에는 햇빛을 피할 만한 그늘도 거의 없다.

게다가 전체 공원의 끝부분에 위치한 '연희크리켓경기장' 주차장과 보조 경기장 옆 주차장을 제외하면 다른 주차 입구는 모두 막혀 있는 모습이다. 바로 옆 연희삼성아파트와 심곡동광명17차아파트 도로가에 주차할 곳이 없어 즐비하게 늘어선 차량들이 주차난을 해소할 수조차 없게끔 만들어 놨다.

이에 대해 시설공단 관계자는 "통과 도로라서 차들이 쌩쌩달리기 때문에 막아 놨다"며 "돌아서 가면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쌩쌩 달린다던 해당 도로는 편도 1~2차선이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올해 이곳의 관리비로 들어가는 돈만도 33억원에 달한다. 시민들의 돈으로 짓고 유지하지만 '시민용'이라고 보기에는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인천시민은 "평소에도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시아드 주경기장 외부 관중석 일대 3만1465㎡에 대형 판매시설, 영화관, 예식장, 문화·스포츠센터 등 수익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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