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天.地.人) 합일(合一). 혼(魂)을 부른 소리
천.지.인(天.地.人) 합일(合一). 혼(魂)을 부른 소리
  • 김대운 기자
  • 승인 2015.09.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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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립국악단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를 보고
[환경TV뉴스]김대운 기자 =성남시립국악단 제45회 정기연주회가 3일 오후8시부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창단10주년 기념음악회로 열렸다.

10년이면 아직 어리다는 뜻의 십세충년(十歲沖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시립국악단 창단 10주년 기념 음악회 연주만큼은 아직 어리다는 십세충년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집 장가가는 날을 앞둔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의 무르익은 농염한 나이를 연상케했다.

-참고로 현대는 30대 연령층이 시집 장가가는 연령대로 보지만 옛날에는 여자들 나이 16살을 이팔청춘 (2×8) 또는 시집갈 때 머리를 올린 뒤 비녀을 꼽는다 해서 계년(비녀 계:笄. 해 년 年)이라 했다. 또 남자는 12살이면 되면 장가를 들였다, 당시 우리나라 백성들의 평균 수명은 40세 전 후 임을 감안-

먼저 10년이라는 반석에 이르기 까지 성남시립 국악단의 탄생과 초석 놓음에 걸맞게 심혈을 기울여 온 한상일 전 상임지휘자와 현 지휘자인 김만석씨가 번갈아 가며 지휘를 하도록 기획한 기획 의도가 참신했다.

대부분의 조직들에 있어서 현직은 예우 차원에서 전직을 소개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전직을 배제하는 일반적 사회역학 구도의 상식을 벗어나게 한 것이다.

전임자에 대한 예우 차원을 벗어나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노력에 대한 배려이기 때문에 특히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배워야할 도덕적 가치까지 예술이라는 조그마한 장르를 통해 산교육을 시키는 듯 했다.

그래서 인지 아무리 둘러봐도 정치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김해숙 시의원만 눈에 띄었을 뿐이다.

성남지역성의 한계와 갈등 극복,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려 21세기 새로운 문화도시로 성장하기를 기원한 김성국의 곡을 김만석 현지휘자의 지휘로 '성남팡파레'가 서곡(序曲)으로 선정돼 그 막을 열었다.

이어 전 지휘자 한상일의 특유의 손짓지휘로 박범훈 곡에 피리 이길영의 협주로 이뤄진 창부타령은 귀에 익은 선율 탓인지 관객들의 어깨춤을 유발하기도 하면서 감흥을 선사했다. 역시 흥을 느낄 줄 아는 민족의 잠재된 의식이 절로 샘솟는 분위기였다.

이어 거문고와 플롯을 위한 이중 협주곡 역동(力動)은 쇠(金)소리와 나무(木)소리의 어울리지 않으리라 보았던 서양악기와 동양악기의 음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환상적 모습의 선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류를 떠나서 우리나라 국악기가 서양 악기의 음색을 지배할 날도 멀지 않았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가슴 속에 울려 나오는 심장의 박동소리. 둔탁할 것 같지만 머리로 받아들이는 운률이 아니라 원래 태어났던 심장, 즉 귀를 통한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전해지는 진동으로 느끼는 선율의 짜릿함은 관객들의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자극하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을 새롭게 하기도 했다.

차가운 머리로 판단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행하라는 선인들의 말의 뜻이 주마등처럼 스치게 하는 각본없는 장면의 연출이었다.

쇠는 물을 가르지 못하지만 물은 쇠를 가른다했다.

쇠의 정밀한 절단과 가공은 고압의 물로 이를 처리한다.

쇠 소리의 음을 나무가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으로 배려하며 호흡을 같이하는 이중협주곡을 감상하면서 새롭게 전개될 동서양 문물교역의 길인 신 실크로드의 대장정의 역사에 대한민국이 주인공되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 대목에서 지구본을 거꾸로 뒤집어 보자, 대한민국의 영토는 거대한 대륙을 토양으로 삼은 꽃 모양새를 띄고 있음을 연상케 한다-

이어 공연된 한상일 지휘의 경,서도 민요, 조통달 소리 꾼의 질퍽한 입담과 웃음을 품은 육담 이 섞여 재미있게 엮어진 사설과 함께 펼쳐진 수궁가 中 '가자어서가'는 국악관현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함과 동시에 경제가 어려워 이마에 주름살이 새겨지고 있는 요즘 서민들에게 '웃음이라는 묘약이 이런 것이다' 라는 명제를 준 해학(諧謔)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창단 10주년에 맞춰 2005년생 130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동요 메들리가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불려지는 것을 들으면서 동요도 이제는 국악기 반주 시대로 접목하면 세게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새로운 한류 장르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110분에 걸쳐 펼쳐진 이날 성남시립국악단 창단 10주년 기념 음악회를 지켜보면서 향후 아트센터의 공연 공간 일부를 아예 국악연주 상설 문화공간으로 지정한 뒤 시립국악단의 정기 상설 공연장으로 한다면 외국 바이어들이 즐겨 찾는 벤처벨리인 성남의 발전상을 찾기 위해 방문하는 기업인, 율동 새마을 중앙연수원을 찾아 연수를 받고 귀국하는 각국의 차기 지도자들(교수, 언론인, 중앙고위직 공무원 등등)에게 IT 강국의 면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통을 보전하며 발전시켜가는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시민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아로새겨지지 않을 까 기대를 해본다.

경기도 성남시라 쓰고 대한민국 대표시로 읽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해 온 성남시립국악단. 지휘자를 비롯한 단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dwk0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