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탑승률 2.03% 올려..수입도 400억 부풀려
양양군, 총비용 분석방법 제시하지 않아 검증 불가능

[환경TV뉴스]박순주 기자= 강원도 양양군이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상정 국회의원은 11일 “양양군이 지난 7월 환경부에 제출한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이하 2015년 경제성 보고서)’을 분석한 결과, 양양군이 ‘2015년 경제성분석 보고서’를 조작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양양군은 ‘케이블카 탑승객 추정방법(B)’의 탑승률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제시한 6.65%보다 2.03% 높은 8.68%를 사용했다.

출처-환경TV

 

게다가 총수입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추정한 3908억원 보다 400억원 많은 4308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총수입도 높은 탑승률 사용에 따른 높은 총수입을 감추기 위해서 조작한 것이란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

양양군이 제시한 탑승률과 ‘케이블카 탑승객 추정방법(B)’에 따르면 총수입은 5101억원이어야 하지만 ‘2015년 경제성 보고서’에는 793억원 적은 4308억원 만을 제시한 것이다.

케이블카 총수입은 입장객 수입과 부대수입(입장객 수입의 10%)으로 구성된다. 설악산 케이블카 입장객 총수입(총 탑승객 수×케이블카 입장료)은 약 4638억원이어야 하지만 ‘2015년 경제성 보고서’에서는 약 3917억원만 제시해 약 721억 원 낮게 작성했다. 그리고 부대수입은 72억1000만원 낮게 작성했다. 

또한 양양군은 비용 측면에서 총 공사비만 구체적으로 밝혔을 뿐,  총비용 분석방법 4가지가 어떤 기준에 의해서 작성됐는지 설명하고 있지 않아 검증이 불가능하다.

설악산 케이블카의 경제성 분석이 어떻게 부풀려졌는지 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2012년, 2015년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비교 검토하는 것이다.

2012년 양양군이 작성하고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검증한 경제성 보고서(설악산 오색삭도 사업에 대한 경제성 검증보고서)는 설악산 케이블카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015년에는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둔갑했다.

2012년에는 비용편익(B/C) 비율이 0.9145로 100원 투자해 약 92원 수익을 내는 적자사업으로 분석됐다. 비용편익(B/C) 비율이 ‘1’이상이면 흑자를 내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양양군이 작성한 ‘2015년 경제성보고서’에서는 비용편익(B/C) 비율이 1.10~1.35으로 나와 흑자사업으로 바뀌었다.

길이는 줄었는데 탑승요금은 되레 상승

설악산 케이블카 수입 비교(단위: %, 원, 명). 출처=심상정 의원실

 

당초 경제성 없던 사업이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둔갑 한 건 주요변수인 사회적 탑승요금을 높이고 할인율은 낮췄기 때문이라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2012년도에는 케이블카 탑승요금을 1만1685원으로 책정했지만 2015년에는 이보다 24% 상승한 1만4500원으로 책정했다. 탑승요금을 2815원이나 높인 셈이다.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탑승요금 상승률을 적용한데 반해 케이블카 길이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2년도 케이블카 길이는 4.66km이었고, 2015년에는 3.4km로 길이가 짧아진 상태다.

결과적으로 다른 지역인 통영 미륵산, 완주군 대둔산 등이 1000원 올린 것에 비해 설악산 케이블카의 탑승요금은 너무 높게 상정한 것이다.

이는 2012년에는 선형함수만을 사용해 탑승요금을 추정했지만 2015년에는 선형함수, 지수함수, 로그함수의 평균값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할인율의 경우 2012년 보고서에는 4.5%, 5.5%, 6.5%를 사용했으나 2015년에는 사회적 할인율 대신 최근 3년 회사채 금리 평균인 3.31%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경제성 분석이 유리하게 나오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총비용에 대한 연도별 명목가격을 제시했으나 2015년에는 이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15년 보고서에서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 비용이 분석됐는지 알 수 없다. 

또한 경제성 분석을 할 때 수요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 기준 값에서 변화폭의 변화 즉 민감도 분석을 한다. 케이블카 경제성 분석을 할 때 주요한 민감도 기준은 탑승률의 변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에는 탑승률을 기준값에서 ‘10% 감소, 10% 증가’를 제시했으나 2015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심상정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내용은 조작하고, 그것도 모자라 수치를 조작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경제성 분석이 조작됐는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처-녹색연합

 

경북 양양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제성 분석을 조작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양양군이 작성한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탑승률을 낮추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이 나와 탑승률을 낮췄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환경부에 제출된 최종보고서에 탑승률을 낮추지 않은 기존 자료가 표의 형태로 그대로 실리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양군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심상정 의원실의 입장이라 향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parksoon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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