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내 고속도로에서 야생동물 '로드킬'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최근 3년간 도내 고속도로 구간에서 발생한 로드킬은 모두 1천270건이다.

연도별로는 2009년 336건이던 도내 로드킬은 지난해 499건으로 48.5%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 9월말 현재 435건으로 2009년보다 29.4%가량 늘었다.

노선별로는 중앙고속도로(도내 구간 140.4㎞)가 4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동고속도로(146.3㎞) 423건, 동해고속도로(75.9㎞) 230건, 서울~춘천고속도로(78.5㎞) 164건 등이다.

로드킬 사고로 희생된 동물은 고라니가 996마리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고 너구리 81마리, 멧토끼 31마리 등이다.

특히 예년에는 없었던 멧돼지 로드킬 사고도 올해 들어 영동고속도로 구간에서 3건이 발생했다.

몸집이 큰 야생동물의 로드킬은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에게도 위협적이다.

문제는 과거 개통된 고속도로보다 최근 개통된 고속도로의 로드킬이 크게 늘고 있으나 유도울타리 설치율은 저조하다는 것이다.

개통된지 오래된 동해선에서의 로드킬 사고는 지난해 130건에서 올해 9월 말 현재까지 52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009년 7월 개통한 서울춘천고속도로는 2009년 21건에서 지난해 77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 9월말 현재 66건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개통 3년째인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경우 터널과 교량을 제외한 양방향 73.6㎞ 구간 중 순수하게 로드킬 방지를 위한 울타리 설치 구간은 5㎞로 설치율은 6.8%에 불과하다. 이는 도내 고속도로의 유도울타리 설치율 17.6%보다도 크게 낮다.

여기다 양방향 16.3㎞ 구간은 낙석방책이나 방음벽, 2단 가드레일 등의 시설조차 없어 로드킬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는 해마다 5억~6억원의 예산을 들여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와 생태통로 설치에 나서고 있으나, 도내 로드킬 사고는 매년 전국 고속도로 평균의 1.5~2배를 웃돌고 있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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