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산양 어미와 새끼. 출처=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환경TV뉴스]문정남 인턴기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삭도) 건설이 추진되는 곳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1급인 산양, 200년 묵은 나무 등 보전가치가 높은 동식물이 발견돼 케이블카 건설 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오색케이블카 사업 계획 대상 지역의 포유류와 식생에 대한 현장조사를 2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결과 이곳이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주요 서식지이자 번식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뿔로 들이받은 자국, 배설물, 족적 같은 산양의 흔적이 53곳에서 발견됐고 무인카메라 촬영을 통해 산양을 14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범대위는 "상부가이드타워와 상부정류장 사이에서 생후 1년도 안 된 새끼산양이 어미산양과 함께 있는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잡혔다"며 "이 지역이 산양의 주 서식지일뿐만 아니라 출산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산양 이외에도 삵(멸종위기야생동물2급), 담비(멸종위기야생동물2급), 하늘다람쥐(멸종위기야생동물2급, 천연기념물328호) 등의 법정보호종 서식을 확인했다고 범대위는 전했다.

범대위는 계획 대상지가 '아고산대'에 해당하며 200년 이상된 나무, 국제적 멸종위기 식물인 '개회향'과 '눈향나무' 등 보전가치가 높은 식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고산대는 우리나라에 많지 않아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환경부의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검토기준'에는 정류장 및 지주 설치지점은 아고산대,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지 및 산란처를 회피해야 한다고 돼 있어 범대위의 주장대로라면 케이블카 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한 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은 "케이블카 건설 과정에서 나무 등이 잘려나가 식생 및 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환경부의 가이드라인과 검토기준에 따르면 케이블카 설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와 양양군이 2012년, 2013년 두 차례 추진했다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결됐고 이번이 세 번째 추진이다. 

국립공원위원회는 8월 중으로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추진 중인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 오색리 466번지에서 해발 1480m에 달하는 끝청 하단까지 3.5km를 오간다. 사업비는 46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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