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는 왜 2등?..SKT 정부할당량도 위반 "배출 계속 늘어날 것"

국내 대형 IT기업들의 주요 전력이 석탄발전 및 원자력으로부터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들도 지구 온난화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출처=pixabay

 

[환경TV뉴스]김택수·문정남 기자 =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도 불구하고 배출량을 줄이는데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2011년 수준으로도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약하나마 2014년을 기준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LG유플러스나 2010년 이후 꾸준히 배출량을 줄여오고 있는 KT에 비해 SK텔레콤은 오히려 지난 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기만 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 IT기업들의 주요 전력이 석탄발전 및 원자력으로부터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들도 지구 온난화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KT는 2010년 117만 6147톤에 비해 2014년 108만 9716톤으로 5년전과 비교해 9만톤 가까이 줄긴 했지만 2012년 109만 8818톤, 2013년 109만 7764톤, 2014년 108만 8716톤 등 지난 3년간 감소세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2014년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201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5만톤 이상 늘어난 수치여서 '감소세'라는 말이 무색하다.

다만 KT와 LG 유플러스의 경우 그 양이 극히 미비하긴 하지만 '어쨌든'  2013년에 비해 2014년엔 '감소세'로 돌아선데 비해 SK텔레콤은 2010년 이후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2010년 대비 2014년엔 무려 28만톤 가까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다.

SK텔레콤 혼자 5년 연속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절대량에 있어선 통신 3사 가운데 여전히 가장 적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한 전사 차원의 '온실가스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는 '해명'이 무색할 정도다. 

출처=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

 

KT, 온실가스 배출량 통신 3사 부동의 1등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서 발표한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 명세서 주요정보'에 따르면 KT는 2012년 109만8818톤,  2013년 109만7764톤, 2014년 108만8716톤의 온실가스를 각각 배출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95만 6868톤과 100만 2064톤, 98만 4865톤을 각각 배출했다. SK텔레콤은 67만 3727톤, 70만 7887톤, 74만 2869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LG유플러스에 비해선 10만톤 이상, SK텔레콤에 비해선 무려 34만톤 이상 더 배출한 통신3사 온실가스 배출량 부동의 1위다.

다만 KT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여 2010년 117만 6147톤에서 2014년 108만 8716톤으로 9만톤 가까이 감축하는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통신 3사 가운데 절대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 KT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 비해 회사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관계자는 "전국에 산재된 건물과 사업장, 기지국, 중계기 등 시설 규모면에서 KT가 가장 크고, 근무하는 임직원 수도 다른 통신사가 6000명 안팎인데 비해 KT는 2만명이 넘는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KT연간보고서에 따르면 KT 온실가스 배출은 경유, 휘발유, 등유, 부생연료, LNG, 전기, 열(스팀) 등 다양한 에너지원에 기인한다.

이 중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장비, IDC 서버 운영을 위한 전기 사용이 가장 많으며 이는 전체 배출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3위 LGU+, 온실가스 배출량은 3위 멀찍이 따돌린 2위

2014년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8만 4865톤으로 SK텔레콤 74만 2869톤에 비해 무려 24만톤 이상 많다.

매출액 등에서 업계 1위인 SK텔레콤에 비해 한참 뒤지는 LG유플러스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있어선 SK텔레콤을 멀찍이 따돌리고 확고한 '업계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다.

만년 3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지국 확장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 LG는 그룹 차원에서 2010년 'GREEN 2020'을 선포하고 2012년 구체적인 온실가스 저감대책 등을 담은 '그린 경영' 리포트를 발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감축량은 2011년 83만 755톤에서 2012년 95만 6868톤, 2013년 100만 2064톤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 '그린 경영'이라는 비전을 무색하게 했다.

LG 유플러스는 다만 2014년엔 98만 4865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2013년보다 2만톤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매년 기지국 중계기 등 장비를 신,증설하므로 배출량은 당연히 매년 늘게 되지만 강화된 환경규제 등으로 2014년에는 저전력장비를 도입하고 기타 내부적 감축활동 등을 실시한 결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차세대 통합형 기지국' 구축과 기지국 장치의 집중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 태양광이나 지열을 이용해 냉난방을 하는 데이터 센터 건립, 전력을 많이 잡아 먹는 노후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 온실가스 배출량 5년째 증가일로.."앞으로도 증가할 것"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SK텔레콤은 2010년 이후 5년째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일로를 걷고 있다.

2010년 56만 7000톤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4년엔 74만 2869톤으로 증가세도 가파르다. 다만 절대 배출량에 있어서 SK텔레콤은 통신 3사 가운데 여전히 가장 적은 양을 배출하고 있다.

SK텔레콤 온실가스 배출 현황 (2012년~2014).출처=SK텔레콤 연차보고서

 


SK텔레콤이 발표한 2012~201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4년 74만2869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2014년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66만 8000톤이다. 허용량보다 7만톤 넘게 더 배출한 것이다.

 SK텔레콤의연차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온실가스 관련 목표는 "운영 온실가스 연 증가율 5% 이내"라고 돼있다.

KT나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의 온실가스 관련 목표는 '감축'인데 반해 SK텔레콤 혼자 '증가'이지만 5%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사실상 정부의 배출가스 허용량을 '지키지 못하겠다' 또는 '지키지 않겠다'고  대놓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SK텔레콤은 2015년 배출량을 76만5000톤가량으로 예상, 배출 허용량 69만4000톤보다 7만톤 이상을 초과 배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허용량과 예상 배출량의 격차는 2017년이면 16만1000톤까지 벌어진다. 2014 할당량과 배출량 차이 7만톤에 비해 3년 뒤엔 최소한 7만톤의 두배 이상인 16만 1000톤을 초과배출하겠다는 얘기다.

배출 허용량을 초과한 것에 대해 SK텔레콤은 연차보고서를 통해 "업종 특성상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네트워크 품질 고도화를 위한 365일 24시간 네트워크 운용과 지속적인 네트워크 시설 투자는 불가피"하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러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주요 요인은 LTE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의 신·증설 및 무선국 장비 집중화가 주된 요인"이라며 "에너지 고효율 중계기, 기지국 통합 관리 등 다각적인 자체 감축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축 활동을 추진'하겠다면서도 해마다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은 늘려잡는, 그것도 정부 할당량을 넘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대놓고' 발표하는  '대담' 하고도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세계적 추세와 이에 발맞춰 개별 기업들에게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보겠다는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 에너지 캠페이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며 "광고를 통해 혁신의 상징이라고 자부한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풀어나가는데도 혁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현숙 캠페이너는 "가장 실망스러운 점 중 하나는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전력사용량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의 기본적 정보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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